▶ OPEC+ 감산되돌림 연장 결정
현재 진행 중인 OPEC+의 감산은 총 세 단계로 구분된다. 200만bpd의 만장일치 합의와 대다수가 참여한 1차 자발적 추가 감산 166만bpd, 그리고 2차 자발적 추가 감산 220만bpd의 총합은 586만bpd다. 지난번 6월 회의에서는 금년말로 예정됐던 200만bpd 감산과 166만bpd 추가 감산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고 금년 6월에 종료할 예정이던 220만bpd 자발적 추가 감산은 9월까지로 연장했다. 이번에 연장된 감산되돌림은 2차 자발적 추가 감산분인 220만bpd다. 원래는 금년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2차 자발적 추가 감산분인 220만bpd는 점진적인 증산을 통해 줄어든 뒤 소멸될 예정이었다. 2차 자발적 추가 감산에 참여한 국가는 사우디, UAE, 알제리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자스탄, 오만, 러시아 이렇게 8개 국가다.
▶ OPEC+ 감산되돌림의 의미
220만bpd 감산을 1년간 되돌리기 위해서는 한달에 하루 평균 18.33만 배럴씩 생산량을 늘린다. 즉 감산되돌리기가 시작되면 첫 달 기준으로는 550만 배럴을, 두번째달에는 1,100만 배럴을, 세번째 달에는 1,650만 배럴이 감산되돌리기 시작 전달 대비 추가 공급하는 셈이다. 1년 뒤에는 지금 기준 월간 6,600만 배럴이 추가로 공급될 것이다. 이번 감산 2개월 연장으로 감산 되돌림의 스케줄은 금년 12월로 새롭게 세팅됐다. 1년간 220만 배럴의 감산을 되돌리겠다는 의미는 전세계 수요인 1억 배럴의 2.2% 가량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1년 뒤 원유 수요 또한 100만bpd~150만bpd 가량 증가할 전망이나 이는 비OPEC+ 국가들의 증산으로 대부분 상쇄될 것이다. 고로 OPEC+의 감산되돌림은 순전히 공급 과잉 형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 감산 연장 배경
이번 2개월 감산 연장은 $70 지지에 실패한 시장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나왔다. 그간 수요를 지탱해왔던 중국발 원유 수요 둔화가 다양한 지표들을 통해 확인된데다, 미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짐에 따라 하방 압력이 가중됐다. 그나마 최근 유가를 지지해왔던 리비아 공급 차질 이슈도 UN의 빠른 중재하에 일단락되는 분위기로 전환되며 생산을 회복 중이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련 일부 지정학적 리스크 정도가 유가 하단에 지지력을 제공 중이다. 시장내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70가 이탈한 상황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에 OPEC+도 어쩔 수 없이 감산되돌림 연장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하지만 단순한 시간벌기용에 불과
OPEC+의 추가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다소 미미한 수준이다. 발표직후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듯 했으나 결국 하락 전환해 마감했다. 사실 제대로 유가 하방 압력을 막기 원했다면 감산 되돌리기 전면 취소 혹은 그에 더해 추가 감산 결정까지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자발적 추가 감산이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고, 참여국 대부분이 비OPEC+국가들(미국, 캐나다, 가이아나, 브라질)의 꾸준한 증산과 재정 부담으로 하루 빨리 증산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택한 차선책이다. 하지만 공급 측면에서 시기만 늦춰졌을뿐 조만간 220만bpd의 감산되돌림이 시작될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문제는 그 연장된 2개월 사이에 뚜렷하게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줄만한 이슈가 부재할 것이라는 것이다. OPEC+는 10월2일 예정된 JMMC 회의까지 일단 시간을 벌어둔 셈이다. 이번 결정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인 수준이다. 다음 OPEC+ 정례 회의는 12월에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