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주일 전, 지난 월요일 증시는 블랙먼데이라는 불명예를 남겼습니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경기 침체에 빠졌으니 이제 대폭락의 시작이라면서 호사가들은 나팔을 울려댔고 투자자들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난 지금, 주식시장은 월요일 증시 낙폭의 상당 부분을 회복하였습니다.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의 증시는 어디로 흘러갈까요?
결국, 긴 아래 꼬리를 만들며 블랙먼데이는 묻혔다.
지난주 월요일 증시 폭락은 너무도 전격적이었고, 너무도 날카로운 급락이었습니다. 마치 2차 세계대전 당시 마지노선을 넘은 독일군처럼 전격적으로 한국 증시를 무너트리면서 하락장의 불명예 기록을 여럿 남기고 말았지요.
코스닥 지수 일간 최대 낙폭은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고, 코스피 종합지수의 낙폭은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였습니다. 지난 월요일 주식시장은 그 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불명예가 기록되고 말았습니다.
원인은 미국의 ISM제조업지수와 실업률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불안감 때문이었다고는 해석되기도 하고, 글로벌 수급 측면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중 많은 부분이 청산되면서 시장에 충격파를 준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확실한 것은 지난주 월요일 주식시장은 매우 기계적이고, 자비 없는 매물을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증시 전체에 던지면서, 2차대전 당시 마지노선이 뚫린 프랑스처럼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주식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일본이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을 기하겠다는 발언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부담을 낮추었고, 그렇게 호사가들이 경제 끝장났다며 떠들었던 “삼(Sahm)의 법칙”에 대해 정작 창시자인 삼(Sahm)은 미국이 긴급 금리 인하할 필요 없다는 발언을 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는 빠르게 안정을 찾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주 블랙먼데이가 이후 반등 속에 그냥 묻혀버린 것이지요. 일봉차트로 비유하자면 긴 아래 꼬리를 만들면서 말입니다.
향후 증시에 관한 힌트 : 과거 2011년 8월 증시를 살펴보자.
지난주 블랙먼데이 이후 증시 토크를 통해 주식시장에 “트램펄린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저평가된 증시 영역에 깊숙이 들어왔기에 그 반발력이 생길 가능성이 컸던 것입니다. 다만, 2020년 3월 코로나 당시처럼 드라마틱하지는 않다는 점도 강조해 드렸습니다. 4년 전에는 급락 후 강한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로켓 효과를 만들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향후 증시를 가늠하는데 있어 참고할 만한 시점은 어디일까요?
이번 블랙먼데이처럼 –10% 이상 또는 그에 준하는 일간 장중 하락률을 기록한 시기를 복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중 2011년 8월 증시를 참고하면 향후 증시 향방을 예상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예상 해 봅니다.
13년 전인 2011년 8월 증시는 미국/유럽 위기로 인하여 단 며칠 만에 주식시장이 중급하락장에 빠졌던 충격적인 시기였습니다. 2011년 8월 9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장중 –9.88%까지 하락하면서 패닉수준에 이르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주식시장에는 어떤 흐름이 나타났을까요?
일단, 증시 급락 이후 당시 신용융자 규모는 8월 초 6조 원대 중반에서 8월 중순 5조 원대 중반으로 급감합니다. 지난주 급락으로도 신용융자 잔고가 하루 만에 1조 3천억 원 이상 급감하면서 사상 최대 감소를 기록하기도 하였었는데, 그 당시에도 일간 단위로 신용융자 최대 감소 폭인 –3천억 원대를 기록하였었습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신용융자 감소가 지속되면서 증시 부담이 크게 낮아집니다.
두 번째로, 시장이 바로 추세를 돌리지는 않았습니다.
급등락을 반복하였고, 변동성 장세는 두 달여 지속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코스피 지수는 은근슬쩍 하락세가 지속되었고, 9월 말 10월 초가 되어서야 바닥을 잡았습니다.
즉, 지금 증시 반등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상승 시작이라기보다는 충격 완충 과정 정도로만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한번 큰 상처를 입은 주식시장이기 때문에 단숨에 블랙먼데이와 블랙프라이데이 낙폭을 회복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위아래 등락을 거듭하면서 시장이 상처를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마음 편하실 것입니다.
2024년 8월 12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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