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증시
전 세계 증권시장이 미국의 경기침체 공포에 동조해 급락한 가운데 미국 증권시장도 5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개장 직후부터 패닉셀이 이어졌고 투자자들은 약세를 뒤집으려 애를 썼지만, 결국 주요 지수가 일제히 큰 폭의 낙폭을 기록했어요. 그나마 위안이라면 아시아 증권시장처럼 하루 만에 두 자릿수 폭락을 기록한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장중 나온 서비스업 지수 덕분이죠.
지난달 초만 해도 주요 지수, 특히 S&P 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듯 랠리를 펼쳤는데요. 이에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상승세에는 더욱 불이 붙었죠. 그러나 당시에도 월스트리트에서는 급격한 단기 조정이 일어나면 S&P 500 지수가 15% 안팎까지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바 있습니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공동묘지를 지나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며 “조정에 매우 취약한 과매수 상태에서 예상보다 약한 경제와 고용 데이터가 나오면서 조정의 명분을 얻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증시 포인트 : 증시 건져 올린 서비스업 지수
장 초반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킨 건 와튼의 마법사라고 불리는 제레미 시겔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명예교수였습니다. 그는 이날 “연준이 당장 75bp를 인하하고 9월 정례회의에서 추가로 75bp를 인하해야 한다”며 “이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시장 연준보다 많은 걸 알고 있고 연준은 대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어요.
개장 전 나온 이 발언은 안 그래도 불안하던 투자자들이 공포 빠지게 했습니다. 긴급 금리인하를 논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이후 미국의 서비스업이 확장세로 전환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혼란스럽던 시장은 다소나마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7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4를 기록했습니다. 직전 달에는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는데, 한 달 만에 극적으로 상승하면서 오히려 업황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 거예요. 천만다행이었죠.
이제 투자자들은 이번 주 목요일 나올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여요. 경기침체 공포를 촉발한 결정적 계기가 최근 나온 고용보고서의 실업률이었기 때문이죠. 당분간 노동시장의 현주소를 꾸준히 확인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한입뉴스
트럼프 “구글 쓰지 마세요”
도널드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구글이 합법적이지 않다며 이 검색 엔진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어요. 트럼프는 유명 비디오 게임 셀러브리티인 아딘 로스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이 자신에 대한 정보 검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주장했는데요. 구글이 의회에 의해 폐쇄될 것이라는 강경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너 독점이야
연방 법원으로부터 구글이 검색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다는 판결이 나왔어요. 스마트폰 및 웹 브라우저에서 구글 검색 엔진을 기본 옵션으로 설정하기 위해 260억 달러를 지불한 것이 시장에서 다른 경쟁자가 성공하는 것을 막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구글의 주된 수익은 검색 광고에서 발생하며, 이는 연간 3000억 달러를 넘어서는데요. 이번 판결로 구글 검색이 안드로이드 혹은 크롬과 같은 다른 제품과 분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요.
AI 붐은 여전하다?
인공지능 반도체 스타트업 그록(Groq)이 6억 4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어요. 시스코, 삼성전자 (KS:005930) 등이 주요한 투자자인데요. AI 시스템용 칩 혁신에 대한 업계의 투자가 아직 끊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빅테크의 실적이 다소 부진하게 나타나며 시장에서는 AI에 대한 투자가 비용 대비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계속되는 AI 분야에 대한 투자가 추후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더 살펴야겠습니다.
JP모간 “지점 늘릴게”
JP모간이 미국 본토 48개 주 인구의 절반이 ‘접근 가능한 운전 시간’ 내에 지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확장할 것이란 목표를 제시했어요. JP모간은 3년 전 모든 48개 주에 지점을 개설한 최초의 은행이 되었는데요. 여기서 멈추지 않는 모습입니다. 소비자 은행 부문의 CEO 제니퍼 로버츠는 “최적의 지점 점유율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수준의 두 배 이상을 타깃팅하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애프터마켓
위기의 루시드, 대주주로부터 15억 달러 확보했다
사우디 국부펀드의 파격 지원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NASDAQ:LCID)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습니다. 5일(현지시간) 루시드는 국부펀드 PIF의 투자 유닛인 아야르(Ayar)로부터 15억 달러를 투자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야르는 루시드가 발행하는 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매입하는 동시에 7억 5000만 달러를 루시드에게 무담보 대출로 빌려줍니다. 아야르는 루시드의 최대주주입니다.
위기의 루시드에게 단비와 같은 자금인데요. 이런 지원은 처음은 아닙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PIF는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루시드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아야르는 이미 지난 3월에도 10억 달러의 자금을 추가 투자한 바 있습니다.
15억 달러라는 큰 자금은 자본 지출과 운전 자본으로 사용됩니다. 루시드는 새로운 SUV인 그래비티(Gravity) 생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 새로운 자금이 사용될 것으로 보여요. 루시드는 지난해 11월 그래비티를 공개했는데요. 루시드는 이 SUV의 가격이 8만 달러 미만이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고급 세단을 핵심 제품으로 둔 루시드가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는 거죠.
루시드의 2분기 실적은?
루시드는 5일(현지시간) 2분기(6월 30일 종료)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분기 매출은 2억 58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95% 증가했습니다. 순손실은 6억 4339만 달러로, 전년 동기 7억 6423만 달러보다 줄었습니다.
대주주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보유 자금은 상당히 넉넉합니다. 2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규모는 13억 5358만 달러입니다. 단기 투자 자산은 18억 6285만 달러이고요. 32억 달러 이상의 단기 유동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겁니다. 루시드의 CFO는 "오늘 발표된 아야르의 추가 투자 계약은 적어도 2025년 4분기까지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습니다.
피터 롤린슨 CEO는 "루시드 그래비티 출시에 대한 기대감에 고무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앞선 킬로와트시당 5마일이라는 획기적인 효율성을 달성한 것은 기술 기업으로서의 우리의 리더십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루시드의 주가는?
루시드의 주가는 5일(현지시간) 3.85% 하락한 3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실적 발표와 투자 유치 소식은 장 마감 이후에 이뤄졌는데요. 대규모 자금 확보 소식 덕분에 루시드의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