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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세력이 올린다는 세력론에 대한 소고 : 개인의 희망?

입력: 2024- 05- 22- 오후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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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세력론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투자자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떤 종목에 작전세력이 붙었다거나, 어떤 종목에 주가 디자이너가 차트를 만든다는 등 다양한 형태이지만 세력이 주가를 관리한다는 신화는 마치 맹목적인 신앙처럼 믿는 개인투자자의 비율이 상당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세력론에 언급된 종목들을 살펴보다 보면 과연 세력론을 굳이 믿어야 하는가? 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합니다.

개인투자자는 세력이 있어야만 수익을 낸다는 망상.

대략 십수 년은 되는 듯합니다. 어떤 개인투자자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요즘은 단속이 심해서 세력이 없어. 그래서 개인투자자가 재미가 없지…. 그러니까 주가 조작 단속하면 개인에게 재미가 없어."

조금 당혹스럽지만 이렇듯 세력이 있어야지만, 주가가 폭등하고 그러한 폭등이 있어야지만 개인투자자가 쏠쏠한 수익률을 만들 수 있다는 환상이 보편적으로 개인투자자에게 깔려 있습니다. 1999년 IT버블 당시에는 모든 코스닥 종목마다 작전하는 주인이 있어 주가를 관리한다는 설(說)이 있었고 주가 또한 화려하게 비상하였지요.

그래서일까요? 작전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하여 "좋은 정보 좀 줘봐"라는 의미 없는 질문들을 개인투자자들끼리 안부 인사처럼 하는 것이 지금도 문화처럼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세력을 쫓아다니는 개인투자자 중 거의 대부분은 주식투자로 수익은커녕 크나큰 손실을 경험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세력주들의 괴이한 공통점 : 재무구조가 너무 나쁘다.

소위 세력이 붙었다는 종목들의 경우 이상하게도 이름만 들어도 "재무비율이 나쁘겠다"라는 느낌이 드는 이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려한 회사명을 가지고 있는 기업 중에 은근히 세력이 있다는 종목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종목들의 재무제표를 뜯어보면 십중팔구 지금 부도가 나도 부족하지 않은 심각한 상황이지요.

"이번에 큰 손이 투자해서 재무구조가 좋아진다"라는 스토리는 소위 세력주들의 공통적인 레퍼토리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부채비율이 극단적으로 높거나, 부채비율이 낮더라도 유동비율이 100%도 안 되어 매달 현금흐름이 숨 막힌 기업이거나 혹은 수년 연속적자가 지속된 기업에서 세력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런 종목들은 주가가 반등할 때는 화끈하게 올라가기는 합니다. 세력 때문은 아니더라도 워낙 가파르게 하락하였기 때문에 자율반등이 나오면 그 반등 폭은 상당하지요. 그러다 보니, 개인투자자분 중에는 이런 짜릿한 경험을 맛보기 위해, 마치 러시안 룰렛을 하듯 도박 심리 속에 매매하게 됩니다.

그렇게 몇 번 수익을 내면 의기양양하게 사람들에게 자랑하지만, 이상하게도 단 한 번의 매매로 모든 투자금을 날리는 시나리오로 끝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요.

세력론 진위여부를 떠나 : 어느 순간 큰 투자 상처를 남기게 된다.

오래전, 필자의 지인 중의 한 분이 어떤 기업에 내부적으로 아는 이가 전해준 정보가 있다면서 모임 자리에서 자랑한 적이 있었습니다. 디자인 작업은 끝났고, 곧 호재가 터지면서 주가는 상승할 것이라 하더군요.

십여년 전 세력이 붙었다던 모 종목은 오히려 주가가 크게 하락하였다

아마도 이런 모습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자주 관찰되는 일상 속 풍경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종목은 오히려 크게 하락하였고, 그 당시 그 종목을 같이 매수했던 다른 지인들은 서로 입장 곤란한 상황에 빠졌었지요.

여기서, 우리는 논리적으로 생각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세력이 과연 존재하는가? 만약에 없다면?
만약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떠할까요? 아마 위의 은밀한 정보를 받은 지인은 헛소문을 들은 것에 불과하고 결국 그 회사의 주가는 기업 가치를 따라 흘러내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입니다.

※세력이 정말 존재한다면?
만약 정말 그 종목에 주가를 관리하는 세력이 있다면 어떠할까요?
우리는 여기서 속담 하나를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라는 속담 말입니다.
세력이 존재하였을 때 그 세력이 정말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다면, 과연 그 정보를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닐까요? 아니지요. 주가가 올라가야 할 시점이라면 정보를 최대한 숨길 것입니다. 반대로 자신들이 가진 거대한 물량을 털어낼 때 그 중요하다는 정보를 역으로 유포하겠지요. (정보의 사실 여부는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말입니다.)

결국, 세력이 존재하든 안 하든 개인투자자가 접하는 세력 정보는 영양가 없거나 오히려 역정보일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세력론 아예 없다고 생각하시라!!!

세력이 존재하든 안 하든 개인투자자로서 얻게 되는 세력에 관한 정보는 정보로서의 가치가 없거나 오히려 역정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정보가 참이라 하더라도 오히려 "세력이 존재한다"라는 말은 투자 판단을 흐리게 하여 잘못된 투자 결정을 내리게 될 수 있습니다.
아예 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게 개인투자자가 투자에서 수익을 만드는 방법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증시에서 주식투자로 큰 낭패를 본 개인투자자 그리고 가정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식투자는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일반인들의 무의식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만나왔던 수많은 개인투자자 중 큰 투자 실패를 경험한 분들의 공통점은 똑같은 패턴이었습니다.
1단계 OOO 종목에 거대한 세력이 있다는 정보를 접했다.
2단계 혹하는 마음에 여기저기서 빚을 내어 투자했다.
3단계 하지만…. 주가는 계속 빠졌거나 상장폐지 되다.

2024년 5월 23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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