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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 실망이다?

입력: 2024- 02- 27- 오후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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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한국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기대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자료가 발표되었습니다. 하지만 유관기관합동으로 발표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본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숨기지 못하고 SNS에 쏟아낼 정도로 아쉬움이 크게 남았습니다. 이에 따라 증시 밸류업 수혜 기대가 컸던 저PBR 관련주들의 주가 약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쉬움이 컸던 자료 속에서 필자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이를 보았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실망 : “자발적”! 상장기업의 자발적 제고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방안에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실망했던 문구는 바로 “상장기업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였습니다.
만약 자발적으로 상장사들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면, 시장 참여자들이 그렇게도 목 놓아 제도 개선을 요구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이는 마치 학생들에게 통제 없이 자발적으로 공부하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요. 소수의 학생만 자발적으로 공부할 뿐 대다수 학생은 자발적으로 공부하라 하면 공부하는 흉내만 내거나 아예 놀고 있을 터이니 말입니다.

상장기업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통제가 없다면 굳이 인력과 공을 들여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을 터이니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는 점을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서는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각은 아쉬움이 더 커진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증시 밸류업 관련 수혜가 기대되었던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이번 이슈는 조금 더 다양한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첫째, 이벤트 효과 종료

주식시장은 재료가 주가에 선반영되고 재료가 노출되면 주가 모멘텀을 사라지거나 오히려 하락하게 됩니다. 이를 효율적 시장이라고도 하고 재료가 노출된 시점을 이벤트 효과 종료라고도 말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도 D-day가 정해져 있었던 이슈였기에 2월 26일 이전에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치는 선반영 되었기에 오히려 재료가 노출되면서 이벤트 효과가 종료되었다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의 실망이 추가로 더해지면서 재료 소멸 효과가 조금 더 크고 빠르게 나타났다 할 수 있겠습니다.

둘째,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속 힌트 : 상장을 통제하기만 하여도 증시 레벨업!

(유관기관 합동)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문서 속에서 저는 이 부분이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한국 주식시장의 상장기업 수 현황을 보여주는 자료였습니다.
2023년 말 기준 한국의 상장기업 수는 2,558개 그리고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율은 3.5%로 자료에 나와 있었습니다. 상장기업 수보다 연평균 증가율이 계속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요 국가들의 상장 종목 수 증가율에 비하여 매우 높은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10년 상장기업 수 연평균 증가율. 자료참조 :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유관기관 합동)

위의 표를 보시면 대만, 미국, 일본 등은 1%대 상장기업 수 연평균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고, 인도와 영국은 오히려 상장기업 수가 감소하였습니다. 대만증시, 인도증시, 미국증시, 일본증시, 영국 증시 모두 한국 증시보다 강한 상승을 만들고 있거나 매우 양호한 흐름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은 각각 3.5%와 7.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 모두 참으로 답답한 증시 흐름을 걷고 있는 국가입니다. 특히 중국은 그야말로 답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자료만 보더라도,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도 중요하겠지만 상장심사를 강화하여 억제하거나 상장폐지를 쉽게 하여 그야말로 좀비 상장기업을 줄인다면 다른 국가들처럼 한국 증시도 힘을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천천히 반영되는 것도 괜찮다 : 테마화 되었던 증시 밸류업 이슈

2월 초중순 이번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된 종목군과 업종들이 급등하면서 테마화 되었습니다. 어떤 이슈가 테마화 되면 순식간에 불타오르는 불꽃놀이처럼 순간 화려하지만, 그 생명력은 짧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실망이 컸던 이유 중의 하나도 밸류업 이슈가 테마화 되면서 관련 종목들이 폭등하기를 바라는 시장심리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번 밸류업 이슈가 어제 발표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이후 5월에도 또 한 번 발표가 있고 꾸준히 보완시켜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단 점에서 오히려 완급조절의 시간을 벌었다는데 저는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밸류업 이슈를 계기로 시장 기저에 말도 안 되는 헐값으로 거래되는 상장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시장의 관점이 바뀌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지요.
여기에 실망스러운(?)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는 어제도 오늘도 코스피 시장을 열심히 사들이고 있군요.

2024년 2월 27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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