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업들의 경우는 사주가 회사를 소유하더라도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는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한국에서는 보통 오너들이 자식들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유독 실감 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경영승계“이지요.
상장기업의 주가 흐름을 보다 보면, 경영승계 전후에 주가가 독특한 특징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영승계 과정 중인 기업 : 높은 수준의 주가는 반갑지 않을 수도….
상장기업 중, 대주주(오너이자 대표이사)의 나이가 60대에 접어들면 본격적으로 경영승계를 고민하게 되지요. 자기 자신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고, 자식들이 30대에 접어들어 이제는 회사를 넘겨주어도 되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공중파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이런 스토리가 자주 사용되곤 하지요. 오너의 자녀들은 처음에는 회사에서 말단직으로 시작하지만, 초고속 승진을 하여 어느 순간 회사에 본부장 자리에 올라가 있게 됩니다. 이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왕왕 나타나는 일입니다.
그런데, 직급만 높아졌다고 경영승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지요. 주식 지분을 자식에게 넘겨주어야만 제대로 된 경영승계가 완성되게 됩니다.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하게 하거나 조금씩 조금씩 증여를 시작하면서 자식에게 회사 지분의 힘을 넘겨주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주가는 큰 변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당연히, 주가가 높은 수준일 때보다는 낮은 수준일 때가 경영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에 유리할 것입니다. 주가가 높으면 주식을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하려 할 때 자금이 더 크게 필요하고, 증여 방식의 경우는 증여세가 크게 부과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경영승계 과정 속 기업 : 극보수적 회계가 발생할 수도
의도했던 아니했던, 경영승계가 진행되는 회사들은 보수적인 수준을 넘어 극보수적으로 기업 회계를 관리합니다. 최대한 손실은 빨리 반영하여 이익을 낮추고, 자산가치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 장부가가 높아지는 것을 막는 등 허용되는 선에서 보수적인 회계를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보수적 회계는 장부상 보이는 수치보다도 기업이 더 튼튼하다는데 긍정적인 의미는 있지만, 주가는 보수적인 실적과 보수적인 장부가치 때문에 이상하게도 힘없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여기에, 좋은 소식이 있어도 굳이 언론에 노출하지 않는 예도 있고, 나쁜 소식은 빨리 내보내는지 회사에 대해서는 나쁜 소식이 더 많이 접해지는 듯하지요.
이 과정에서 장부상 이익도 비실비실하고, 겉으로 보이는 뉴스들은 나쁜 뉴스들만 있다 보니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여기에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한다고 회사 내부 분위기를 잡으면 더욱 주가는 맥을 추지 못하게 됩니다.
만약 갑자기 오너가 사망하거나 경영승계가 마무리되면?
경영승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간혹 오너가 갑자기 병이나 사고 탓에 사망하는 예도 있습니다. 이때부터는 경영승계는 상속으로 짧은 시간에 모두 완결되기 때문에 그 이전과는 다른 주가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와 동시에 지분이 경영 2세에게 모두 넘어간 후에는 이상하게도 실적이 갑자기 개선됩니다. 이렇게 좋아진 실적은 주가를 끌어올리게 되지요. 갑자기 왜 이러는 것일까? 위에서 언급 드린 극보수적 회계를 역으로 생각해 보시면 작은 힌트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굳이 어렵게 극보수적 회계를 할 필요가 없기에 정상 회계로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이익은 높아지고 장부가치도 커지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주가는 실적과 재무제표의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런 과정은 갑자기 사주가 사망한 직후뿐만 아니라 경영승계가 모두 마무리된 후에도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이때, 경영승계를 받는 2세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극보수적 회계에서 정상적인 회계로 전환되었기에, 경영 초기 실적이 커지면서 회사 내 지배력과 발언권이 커집니다.
"나 2세가 오너가 되어 경영을 적극적으로 하니, 회사가 더 좋아졌느니라…."
그리고, 경영승계 과정에서 이전 오너보다 일부 축소된 지분은 자칫 제삼자의 지분 확대에 따른 경영권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만,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제삼자에 의한 지분 공격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경영권이 안정되게 됩니다.
드라마에서 경영승계만 볼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나름 볼거리인 경영승계
주말드라마를 보다 보면, 십중팔구는 회장님과 함께 경영승계 과정의 20대 후반~30대 중반의 아들이 꼭 등장하는데, 이때 가난한 집 딸이 그 아들과 로맨스를 만드는 줄거리가 많이 사용되지요. 여기에 막장 분위기를 만드는 조건들이 들어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도 만들어지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경영승계를 드라마에서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살짝 살펴보면 은근히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영승계 과정이라는 뉴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상하리만치 경영승계 중에는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합니다. 우연하게도 말이죠.
그 경영승계가 완료된 후에는 한두 해는 갑자기 주가가 크게 상승하곤 하는데 이를 관찰하는 것도 드라마 못지않은 나름 볼거리를 주식투자자들에게 보여줍니다.
독자분들께서는 어떤 기업이 경영승계 사례로 눈에 보이시는지요?
저는 여러 개가 보입니다만 굳이 이 칼럼에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2023년 11월 3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CIIA,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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