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늦더위가 남아있긴 합니다만, 시간은 흘러 가을 증시를 우리는 걷고 있습니다. 다음 주를 보내고 나면 추석 연휴가 찾아오고, 성큼 10월 증시 한복판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그런데 매년 가을 중시하면 두 가지 키워드가 필자의 뇌리에 떠오릅니다. 바로 대주주 양도세 이슈와 배당투자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 이슈는 연말마다 증시에 은근한 변수로 작용하여 왔지요.
선행해서 대주주 양도세를 회피하는 투자자
대주주 양도세 이슈가 시장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것은 2013년부터입니다. 2012년까지만 하더라도 세법상 대주주 요건은 유가증권 시장 지분율 3% 또는 시총 100억 원 이상, 코스닥 시장은 지분율 5% 이상 또는 시총 50억 원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대주주로 분류되었습니다만, 2013년 하반기 이후 그 기준이 크게 낮아지면서 유가증권 시장은 지분율 2%에 시총 50억, 코스닥 시장은 4% 지분율에 시총 40억 원으로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2년마다 꾸준히 그 기준이 낮아져 왔다가 2020년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10억 원으로 낮추었고 그 이후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만, 대주주 양도세 기준 10억 원은 현재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 단, 가족 합산은 폐지)
이 대주주 양도세 기준은 매년 연말마다 주식시장의 유동성 헤프닝을 만들어왔습니다. 특히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낮아지기 시작한 2013년에는 연말 12월에 매우 노골적으로 나타났었지요. 금액 기준/지분율 기준으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대주주도 아닌데 대주주 양도세 대상이 된다면 여러모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거액 투자자의 경우 연말에 매도 후 연초에 재매수하였던 것이지요.
그런데, 막상 연말에 매도하고 보니 자신의 매도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고, 실질적으로 손해 본 상황을 경험하고 학습한 거액 투자자들은 대주주 양도세 회피를 위해 매도하는 시기를 점점 앞당기게 됩니다. 연말 12월에 매도하는 물량도 일부 있지만, 가을 정도부터는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가격 충격을 최소화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가을 증시부터 급등한 주식에서 거액 투자자의 매도 물량 나올 가능성 크다.
올해 화려한 개별 종목 랠리 속에 엄청난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들이 제법 많지요. 2차전지 관련주들의 상승은 지난여름 정말 화려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10배씩 오른 종목들의 경우, 대주주 양도세 기준에 들어선 투자자도 제법 있을 것입니다. 이 물량을 그대로 들고 해를 넘기면 대주주 양도세 기준에 해당하기도 하고, 주가 상승률이 매우 크기에 슬금슬금 차익실현을 하고자 하는 두 가지 매도 명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올해 여름까지 증시를 뜨겁게 달구었던 종목들의 경우 가을 증시 이후 여러 가지 이유로 주가가 맥없이 흘러가는 현상이 나타나는 현상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과거 10여 년 전보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회피하기 위하여 빨리 움직이다 보니, 가을부터 이미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내년에 다시 매수하더라도 말입니다.
고배당 주식 : 귀뚜라미 울 때부터 상승했다면, 가을이 끝나기 전에는 생명력이 다한다.
최근 배당수익률이 높은 고배당 주식들의 주가 상승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금융주, 은행주, 증권주 등 고리타분하지만 배당수익률 기대치가 높았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마치 순환매처럼 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는 고배당 주식에 관해 이야기해 드릴 때 “만약 시점을 잡는다면, 귀뚜라미 울 때가 적기”라고 말씀드리곤 하여 왔습니다. 그 이유는 8월 말~9월 초 귀뚜라미가 울 때쯤에는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사람들이 크게 두진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연말이 되어서야 경제 뉴스와 각종 미디어, 블로그 등에서 배당주를 요란하게 언급할 때 관심을 두곤 합니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배당금에 대한 기대치가 선반영 되어가기에 오히려 첫눈이 올 즈음인 12월이 되면 이미 배당 기대치는 주가에 모두 녹아있게 됩니다. 오히려 12월에는 배당 회피 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지요.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배당을 포기하는 투자자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배당락이 가까워질수록 매도 물량은 점점 늘어나고, 이를 역이용하는 금융투자의 매수 후 배당 차익거래는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 이는 매년 연말 증시 토크에서 다루어 왔지요? 올해도 12월에 증시 토크로 다루겠습니다.)
즉, 고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은 가을이 끝나기 전에 배당 기대치가 모두 반영되면서 배당 자체의 생명력은 사라진다고 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따라서, 최근 고배당이 기대되는 종목은 가을이 끝날 즈음 혹은 학습효과로 인하여 가을 중반에 꺾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나리오로 생각해 두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가을이 오면~♪ 내년 증시를 기대하기도….
그러고 보니, 매년 가을 향기가 공기에 가득해지면 옛 가요 ‘가을이 오면’이 떠오르곤 합니다. 늦더위 때문에 조금 아쉬움 느낌은 있지만, 가을 증시는 시나브로 깊어져 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가을 증시는 실질적으로 한해 증시를 마무리해 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만감이 교차하게 되지요. 가을 느낌과 함께 한해 증시의 희로애락이 모두 느껴지실 것입니다.
그리고, 잠시 멀리 시장을 보십시오. 대주주 양도세 등 유동성 이슈로 가을 증시가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만 잠깐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새해 기대와 함께 새로운 증시가 찾아오게 됩니다. 그 시간 금방 흘러갑니다. 그와 함께 연말 효과 연초 효과 등이 앞서 언급 드린 유동성 이슈들로 인해 매년 반복되게 되지요.
2023년 9월 19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CIIA,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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