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homas Monteiro
(2023년 9월 14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 홀딩스가 9월 14일 545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상장되면서 2021년 이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기록했다.
- IPO 시장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2024년에는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암 홀딩스는 인공지능(AI) 시장의 급성장을 노리고 있지만, 높은 기업가치로 인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2021년 이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의 주인공인 반도체 설계사 암 홀딩스가 9월 14일에 나스닥에서 주당 51달러에 거래를 시작한다. 이는 시가총액 545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Advanced RISC Machines’의 약자를 이름으로 사용하는 암 홀딩스(Arm Holdings)는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영국의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설계 기업이며, 주로 중앙처리장치(CPU)의 ARM 아키텍처 제품군 설계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암 홀딩스는 다양한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DS-5, RealView, Keil과 같은 브랜드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제공하며 포괄적인 시스템, 플랫폼, 시스템 온 칩(SoC) 인프라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암 홀딩스는 기술 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이며 애플(NASDAQ:AAPL), 엔비디아(NASDAQ:NVDA) 등 주요 기업에 핵심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일본에 본사를 둔 소프트뱅크(OTC:SFTBY)가 대주주로 있는 암 홀딩스는 애플, 구글(NASDAQ:GOOGL), 엔비디아, 삼성(KS:005930), 인텔(NASDAQ:INTC), TSMC(NYSE:TSM) 등 업계 거물 기업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으며, 이들 모두 암 홀딩스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다.
암 홀딩스의 현재 기업가치는 소프트뱅크가 320억 달러에 비공개로 인수한 지 7년 만에 나온 것으로 지난달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Vision Fund)로부터 나머지 25%의 지분을 매각할 때 사용한 640억 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주당 51달러 공모가는 예상 범위인 47~51달러 중 최상단 가격이 책정된 것이며, 소프트뱅크는 암 홀딩스 주식의 9.4%에 해당하는 9,550만 주를 매각함으로써 48억 7천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 홀딩스 상장 이후에도 소프트뱅크는 암 홀딩스 주식의 약 90%를 보유하게 된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암 홀딩스에 대해 장기적 신뢰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거시경제 리스크
암 홀딩스의 상장은 경기 변동과 금리상승으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팬데믹 최고치에서 하락하는 등 기술 업계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불확실성에 직면한 시점에 이루어졌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IPO를 통해 약 49억 달러를 모금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1년 초 전기 트럭 제조사 리비안(NASDAQ:RIVN)이 약 120억 달러를 모금한 이후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IPO가 될 것이다.
암 홀딩스는 나스닥에서는 ‘ARM’이라는 티커로 거래되기 시작했으며, AI에 대해 급증하는 관심을 활용하고 진화하는 기술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목요일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에서 암 홀딩스는 다양한 시장에서의 성장 전망을 강조했다. 현재 10%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는 부분적으로 AI 발전에 힘입어 2025년까지 연 1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암 홀딩스는 자동차 시장에서 41%의 점유율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16%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6% 수준의 완만한 성장률이 예상되는 모바일 시장과는 재조적이다.
그러나 암 홀딩스의 IPO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점에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것은 그렇게 추천하지 않는다.
우선, 암 홀딩스는 현재 99%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휴대폰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넘어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모바일 기기 수요 감소는 최근 암 홀딩스의 핵심 시장마저 위협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12개월 동안 총 26억 8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직전 기간에 기록했던 27억 달러보다 감소한 수치다.
또한 암 홀딩스는 중국에 대한 노출도가 높고 현재 중국은 25%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광범위한 경기 둔화를 겪고 있고, 특히 반도체 업계에서 미국과의 경제 전쟁이 새로운 차원으로 확대되면서 수요 감소 위험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또 다른 역풍이 될 수 있다.
긍정적인 측면은 1990년대 초부터 꾸준히 성장해온 암 홀딩스의 로열티 수수료가 16억 8천만 달러에 달해 전년의 15억 6천만 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높은 밸류에이션, 어려운 경쟁
545억 달러에 달하는 암 홀딩스의 기업가치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편인 반도체 업계에서도 지나치게 높아 보인다.
암 홀딩스는 최근 회계연도 보고서를 기준으로 약 104배 주가수익비율로 상장하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미국 30대 반도체 기업의 실적을 추종하는 Invesco PHLX Semiconductor ETF(NASDAQ:SOXQ)의 주가수익비율은 약 25배 정도다.
암 홀딩스의 벨류에이션은 엔비디아의 수익 108배 밸류에이션에 매우 근접할 것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AI 열풍을 거의 독점적으로 주도해왔고 또 이번 분기에는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170%라는 인상적인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을 예상된다.
또한 암 홀딩스는 매우 높은 주가매출비율로 거래를 시작하게 된다. 암 홀딩스 주가는 매출의 약 20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업계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비싼 포지셔닝이다.
이에 비해 일부 경쟁사들은 암 홀딩스의 3배가 넘는 성장률을 달성하지만 일반적으로 매출의 12~15배의 보수적인 배수에서 거래되고 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의 주가수익비율은 암 홀딩스와 비슷한 20배 수준이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앤비디아의 성장률이 약 10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엔비디아는 암 홀딩스에 비해 더 다양한 비즈니스 운영을 자랑하기 때문에 두 회사는 차별화된다.
그리고 자산관리회사 스피어 인베스트(Spear Invest)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이바나 델레브스카(Ivana Delevska)가 최근 언급한 바와 같이 암 홀딩스는 AI의 가장 중요한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AI의 진정한 기회와 높은 가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있는데 암 홀딩스가 하는 일은 그쪽이 아니다. 암 홀딩스는 GPU 노출도가 낮으므로 엔비디아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모닝스타(Morningstar)의 주식 애널리스트인 하비에르 코레오네로(Javier Correonero)는 지금 수준에서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데 동의하며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다.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볼 때 암 홀딩스 주식은 매우, 매우 비싸 보인다. 500억 달러 기업가치를 정당화하려면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
결론
암 홀딩스가 매우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상장되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당분간 암 홀딩스 주식을 멀리하기를 권고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자들은 실제로 중요한 기업들과 업계 최고의 자원을 바탕으로 선두주자들에게 도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암 홀딩스의 발전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IPO 시장 전반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다시 살아났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본다. 하지만 2024년에는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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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필자(Thomas Monteiro)는 애플과 구글 주식을 장기적으로 보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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