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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어려울수록 개인투자자의 장점을 기억하시라

입력: 2023- 09- 01- 오후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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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자금을 가진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인은 당하기만 한다고 생각하시는 투자자분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는 더욱 이러한 현상이 심화하여 개인투자자의 콤플렉스를 감정적으로 표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생각 외로 강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점은 오히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가 부러워할 정도입니다. 오늘은 개인의 장점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본론으로 와서 : 개인투자자의 장점1 : (기관/외국인) 펀드매니저는 월급쟁이다.

개인투자자분들이 간과하시는 점 중의 하나는 (기관/외국인) 펀드매니저라고 해서 엄청난 괴물은 아닙니다. 여의도 돌아다녀 보면 다 비슷비슷한 사람들입니다. 물론 투자 지식과 경험은 일반 개인보다는 많지요. 그런데 펀드매니저는 한가지 결정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투자를 하는 데 있어서 월급쟁이라는 것입니다. 이 점이 왜 단점인지는 살짝만 생각해 보셔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이를 위해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님을 끌어들여 보겠습니다.
우리에게는 절대적인 투자 현인인 워런 버핏이 자신의 회사가 아닌 평범한 펀드매니저였다면 과연 그 성과를 계속 만들 수 있었을까요?

한국에 모 자산운용사에서 펀드를 운용하는 가상의 워런버핏.
1999년 IT버블을 맞게 됩니다. 그 이전까지는 그런대로 좋은 성과를 내왔지만 99년에는 자신의 고집대로 투자를 이어오는데 1999년 닷컴주가 폭등할 때 그의 펀드 성과는 겨우 0% 수준에 불과합니다. 버핏 씨는 모 자산운용사 사장실에 끌려가 시말서를 쓰고 강제 퇴사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경력은 거기에서 끝났겠지요.
이처럼, 아무리 투자철학이 뛰어나고 투자 지혜를 가졌다 하더라도 기관이나 외국인처럼 기금화된 투자자금을 운용할 때 투자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냥 쫓겨나고 맙니다.

그에 반하여 개인투자자분들은 어떻습니까? 자신의 투자철학, 투자원칙이 있다면 한두 해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투자원칙 잘 지켜갈 수 있습니다. 주식투자 못 했다고 해서 회사에서 잘리지 않지요. 개인투자자들의 이러한 장점, 현업에 있는 운용역들이 정말 부러워하는 장점입니다. 하지만 개인은 이를 망각하지요.

개인투자자의 장점2 : 개인은 자신의 투자에 자신만의 색을 입힐 수 있지만 펀드매니저는?

예전에 이런 뉴스 기사가 있었습니다. "최고치 랠리에 월가 '편식' 포트폴리오 극심한 쏠림"이라는 제목의 기사였지요. 기사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여 보자면 ‘미국 월가의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심지어는 주식형 ETF까지도 포트폴리오가 비슷비슷하여 포트폴리오 중 50종목을 공통으로 들고 있다’라고 합니다.

주식시장이 오르는 종목만 오르다 보니, 독특한 투자철학을 가진 펀드들 심지어는 ETF까지도 포트폴리오에 가는 종목만 담는 과거 니프티피프티 장세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앞에서 언급 드린 펀드매니저가 결국은 월급쟁이이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시장지수 대비해서 뒤처져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Hot 한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입니다.
최소한 현재 증시에서 인기 있는 종목을 담게 되면 증시가 하락하더라도 "유명한 시장 주도주들이 하락해서 펀드 수익률이 낮아졌다."라고 핑계를 댈 수 있고 생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던 중 수익률이 뒤처지면 바로 다음 시즌에는 회사에서 말도 못 하고 쫓겨날 것입니다.
("너의 그 이상한 철학이 우리 회사를 망쳤어!!! You Fired!!!")

과거 2010~2011년 차화정 랠리 당시에도 이런 현상이 한국 금융가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자동차/화학/정유(차화정) 종목을 담지 않은 펀드매니저는 경영진에게 크게 혼났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였지요. 아무리 뛰어난 투자실력과 철학이 있었어도 아마 그 투자방식을 고집하였다면 이미 금융회사 운용역에서 잘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자신의 특징과 색을 가진 투자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시대라도 특정 종목만 상승하는 차별화 장세 속에 일방적인 강세장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도도하게 자신의 투자 성과를 지킬 수 있습니다.
이는 엄청난 장점입니다. 워런 버핏도 자신의 회삿돈으로 투자하는 것이기에 자신의 투자전략을 지켰던 것처럼 말입니다.

개인투자자의 장점3 : 가볍기에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거의 대부분은 최소 100억원 이상의 규모이다. 자료참조 : 금융투자협회

투자자금이 많으면 백전백승할 것으로 생각하는 개인투자자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거대자금은 여러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대자금의 단점 하나는 자금 규모가 크기에 자신의 매매가 그대로 시장에 노출된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매매할 때 호가가 일정 부분 급변동하기 때문에 원하는 가격에 충분한 물량을 매매하기 어렵고 지분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하면 공시해야 하고 이에 따라 자신이 어디에 투자했는지 그대로 노출됩니다. 심지어 펀드의 경우는 운용보고서에 투자현황이 나와 있다 보니 알몸으로 전쟁터에 뛰어든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를 방증하는 사례가 5~6년 전에 있었습니다. 당시 시장에 돌던 풍문 중에는 M사의 K모 펀드 관련한 루머도 있었습니다. 당시, 단기간에 큰 자금을 끌어모으고 인기를 끈 M사의 K모 펀드. 그런데 다른 기관에서 이를 시기하여 M사의 K모 펀드에 편입된 종목을 다른 기관에서 매수하지 않더라는 소문이었습니다.
그 사실여부를 떠나 관련종목들의 주가가 당시 상대적으로 부진하였었습니다.

이를 우리는 고급스러운 전문용어로 "패가 드러났다고 하지요?"

거대자금의 단점 두 번째는 액티브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96%이상이 최소 펀드규모 100억원을 넘습니다. 개인투자자가 상상하기에는 엄청나게 큰 금액이지요.
만약 포트폴리오를 변경해야 한다면 개인투자자는 투자 규모가 작다 보니 하루 또는 1초 만에도 포트폴리오 변경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기관의 경우는 단, 하루 또는 1초 만에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려 한다면 해당 종목이 상한가/하한가에 그들의 주문이 몰리게 될 것입니다. 워런 버핏이 장기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피동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액티브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적절한 규모에서 시장 호가를 크게 변동시키지 않는 다양한 전략을 개인투자자는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기관/외국인의 거대자금은 개인과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한 단점을 가지고 있고, 이와 정반대로 개인투자자는 이를 장점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증시 상황이 지속되는 지금,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개인투자자분들이 시장을 대한다면 기관/외국인보다도 더 큰 장점을 수익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2023년 9월 1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CIIA,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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