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주가지수가 –5% 가까이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빚투 규모의 척도인 신용융자는 오히려 증가하였습니다. 7월 말 19조 7,383억 원이었던 신용융자는 8월 17일 기준 20조 5,573억 원으로 8천억 원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그런데, 증시 조정기에 신용융자가 증가하는 패턴은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 주가지수는 하락하는데 신용융자는 도도하게 증가?
위의 표는 코스피지수(흑색선)와 신용융자 잔고(청색선)을 함께 표시한 도표입니다. 가장 오른쪽 8월 영역을 보시면 증시 조정과 신용융자 증감 간에 다이버전스가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신용융자 잔액은 주식시장 등락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증시가 뜨거우면 신용융자도 증가하고, 반대로 조정장에서는 신용융자가 감소하게 되지요.
특히나 증시 조정기에는 강제청산 발생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신용융자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런데, 증시 조정기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가 증가하였다면 이는 엇박자(다이버전스)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특정 섹터에 자금을 집중시키거나 시장 수급이 빚으로 억지로 버티는 상황이 만들어질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 증시 조정 불구 신용융자 증가 : 작년 봄. 그리고 2021년 하반기에 나타났던 현상
제한적인 체력 속에 빚투 자금이 증시를 견인하면 자칫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작년 봄(3월~4월)에 우리 증시에서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작년 2022년 봄뿐만 아니라, 2021년 7월~9월 조정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었습니다. 증시는 슬금슬금 내리고 있었는데 신용융자는 도도하게 증가하였습니다.
결국 조정장 속에 자연스럽게 소화되었어야 할 신용융자가 오히려 증가하였으니, 마치 과식한 사람이 자극적인 음식을 더 먹은 것처럼 어느 순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안타깝게도 위의 두 시기를 돌아보면, 이후 시장 체력이 떨어지자 신용융자 등 빚투 자금이 강제 청산되면서 시장은 추가 조정장이 나타났습니다.
■ 증시 반등을 바라지만, 빚투 자금 증가는 마음을 무겁게 한다.
신용융자는 빚투 전체 자금의 바로미터입니다. 그러하기에 신용융자의 증가는 다른 형태의 빚투 자금들도 주식시장에 크게 증가하였음을 의미합니다. 아마도 최근 증시 주도주와 대장주에 쏠린 매수세 속에 빚투 자금이 상당 비율 섞여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종목군들이 잘 버텨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만약 증시 외부 압력에 의해 체력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면 신용융자 등의 빚투 자금들에서 마진콜과 강제청산이 발생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진콜을 막기 위해 다른 종목들을 매도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종목 전반에 부담을 지울 수 있습니다.
혹시나 그런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증시에서 생존한 투자자들은 다음에 찾아올 새로운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시점에서 무리하게 빚투로 투자를 이어가면 증시 생존은 그 가능성이 희박해질 수 있습니다.
어쩌면 빚투로 투자하시는 개인투자자분들 중 현재 과도하다고 생각되신다면 생존력을 높이기 위하여 냉정한 판단이 지금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조정장이 찾아온다는 말은 아닙니다. 찝찝한 부담은 줄여둘 필요는 있어 보이는 즈음입니다.
2023년 8월 21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CIIA,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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