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시간외 13% 폭등·아마존 시총 3조달러…AI주 다시 불붙었다 [뉴욕증시 특징주]
1790년 1월, 미국 하원은 신임 재무장관에게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던졌다. 미국은 스스로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 알렉산더 해밀턴이 이 질문에 답을 내놓기까지는 꼬박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당시 36세였던 그는 카리브해 네비스섬 출신의 이민자 고아로, 특유의 입담과 재능으로 킹스 칼리지(현 컬럼비아대)에 입학한 뒤 조지 워싱턴의 핵심 측근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었다. 1791년 12월 5일 의회에 제출된 그의 ’제조업에 관한 보고서(Report on the Subject of Manufactures)’는 그가 의회를 위해 작성한 4대 보고서 중 가장 방대한 분량이었으나, 역설적이게도 의회로부터 가장 철저히 외면받은 보고서였다.
해밀턴의 주지는 명확했다. 필요한 물자를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는 국가라면 완벽한 국가라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한 국가의 독립과 안보는 제조업의 번영과 물질적으로 직결되어 있다"고 적시했다.
당시 미국 최초의 공장인 로드아일랜드 수력 방적공장조차 문을 열기 전이었던 만큼, 해밀턴의 시각은 공장에 대한 감상적 동경이 아니었다. 그의 시선은 철저히 ’국가 공급망’을 향해 있었다. 신생 미국은 자신들이 막 피 흘려 싸워 이긴 영국 제국으로부터 여전히 머스킷 총과 모직물,
재조명받는 해밀턴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 무역 정책의 사상적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해밀턴을 꼽았다.
해밀턴이 최초로 맡았던 바로 그 직책을 수행 중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역시 뜻을 같이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국가 및 경제 안보의 출발점은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첨단 제조, 조선, 핵심 광물, 제약 등 다음 세기를 규정할 산업을 육성하고 투자를 집행하며 규모를 키워낼 능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어 대표와 베센트 장관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 본인까지 행정부 관세 정책의 당위성을 입증할 근거로 해밀턴을 소환했다. 그러나 정작 해밀턴은 관세가 소비자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기에 관세 부과에는 온건한 입장을 취했다. 대신 그는 오늘날의 직접 보조금에 해당하는 ’장려금(bounties)’ 제도를 훨씬 선호했다.
당시 의회는 해밀턴의 관세안은 통과시켰으나 보조금안은 무시했다. 이 시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다. 현재 2026년 진행 중인 미국의 산업 정책은 해밀턴이 제안했던 구상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벤처 포트폴리오화되는 상무부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 집계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2025년 6월 이후 최대 30개 기업의 지분을 직접 인수했거나 인수를 추진 중이다.
시작은 유에스 스틸(U.S. Steel)에 황금주(금)를 확보하여 주요 경영 의결 사항에 대한 거부권을 쥐면서부터였다. 이어 MP 메티리얼즈(MP Materials)에 4억 달러를 투입했다. 뒤이어 8월에는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89억 달러를 들여 인텔(Intel) 지분 약 10%를 확보했다. 이로써 연방정부는 인텔의 단일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미국이 칩을 설계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본질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내 데이터센터 수는 약 5,500개로, 세계 2위 국가보다 10배가량 많다. 전 세계 AI 연산 능력의 약 80% 역시 미국 기업들의 손에 쥐여 있다.
워싱턴 정가가 실제로 사들이고 있는 것은 그 밑바탕과 앞단에 놓인 전 부문이다. 원자재(토양), 정제·제련 시설, 반도체 파운드리(팹), 그리고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미래 기술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이다. 맥킨지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핵심 제조업 물품 규모는 1조 3,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를 모두 자국 내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공장 건설 비용만 해도 약 5,0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집계된다.
그렇다면 해밀턴이 구상했을 해법은 무엇이었을까. 기업의 지분을 직접 인수하는 방식 대신, 그는 그저 ’수표를 써주는(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취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매출 1조 5,000억 달러 달성
민간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는 2021년 초 연간 약 100억 달러 수준에서 지난 5월 기준 600억 달러 육박하는 수준까지 급증했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반면, 비주거용 건설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공장 건설 지출은 22% 감소했다.

한편,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90% 급증해 1조 5,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성장세의 거의 대부분이 단 한 분야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250% 폭등해 8,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WSTS의 전망치, 특히 250%라는 수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대표적인 범용 상품(Commodity)으로, 이 같은 규모의 수치 급증은 공급 부족이 유발한 가격 상승 효과에 크게 기인한다. 잘 알다시피 공급 부족 현상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기 마련이다. 다만 WSTS는 2027년에도 27%의 추가 성장을 전망하고 있어, 시장의 고점을 논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다.
현시점 대응 전략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12개월간 약 94% 상승했다. 동시에 최근 한 달 동안에는 약 20%의 조정을 받았다.

오랫동안 본 칼럼을 읽어온 독자라면 필자가 포트폴리오 내 금 비중을 10%(실물 금 5%, 금광주 5%)로 유지하고 매년 리밸런싱을 단행하라고 조언해 온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원칙의 본질은 비단 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두가 매도하는 자산의 매수를 검토하고, 모두가 열광하며 쫓는 자산의 비중 축소를 고민하게 만드는 ’규율’을 확립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현재 상황에도 동일하게 적용해 볼 수 있다. 칩 자체는 물론, 칩이 제 가치를 발휘하도록 뒷받침하는 전력, 금속, 장비 부문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인프라 구축에 포트폴리오의 얼마를 할당할지 결정한 뒤, 정해진 주기대로 리밸런싱을 단행할 필요가 있다.
워싱턴의 매수 행보를 주시하라
참고로 해밀턴은 당시 논쟁에서 패배했다. 의회는 그가 제안한 관세안만 채택하고 장려금(보조금)안은 무시했으며, 그의 보고서는 향후 한 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 서가에 방치되었다.
그러나 그가 1791년에 던진 질문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의존하고 있는 물자를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는 국가가 과연 안보를 지킬 수 있는가. 워싱턴 정가는 현재 그 질문에 답을 내놓고 있다. 다만 해밀턴이 제안했던 보조금 형태가 아닌, 지분을 직접 매수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가 어떤 자산을 매수하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주식 매수 행보는 정부의 공식 발언보다 훨씬 더 많은 진실을 말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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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SOX))는 반도체 설계, 유통, 제조 및 판매에 참여하는 상위 30개 대형 기업의 주가를 반영하는 수정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주가 지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