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투자심리가 또다시 위축되려 하고 있습니다. 비관적인 증시 전망이 점점 그 힘을 얻고 있는 듯하더군요. 과거 5년 전 코스피 지수와 현재 지수가 비슷한 레벨에 있으니 대외악재로 인하여 폭락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주가지수 2,500p는 과거 5년 전 그 수준과 전혀 다릅니다. 그 사이 시장은 한 단계 성장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훌쩍 커버린 증시
우연히 몇 년 만에 친구의 아이를 보게 되면 깜짝 놀라는 경험을 한 번씩은 해보셨을 것입니다. 평소에 친구와 인사말로 “아이는 잘 크고 있지? 라고 말은 했지만, 머릿속 친구의 아이들 모습은 갓난아이 때 작은 모습이지요. 그러다 훌쩍 커서 어른이 된 모습을 보면 그 괴리감을 인정하기가 순간 어렵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처럼, 주식시장도 세월이 흘러가면서 성큼 커졌습니다.
특히 질적인 측면에서 말입니다. 2018년 연초에 주가지수 2,500p와 현재 주가지수 2,500p 부근의 모습은 명목상으로는 똑같아 보이지만 그 안은 성큼 어른이 된 친구 아이처럼 한국 주식시장은 몇 단계 성숙해져 있습니다.
명목상 지수로만 증시를 보지 말자 : 5년 사이 20% 가까이 성장한 시장 BPS
명목상 코스피 지수를 본다면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주가지수 2,500p로 비슷하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 시장 밸류에이션(시장BPS)은 조금씩 성장하면서 5년 동안 20% 가까이 성장하였습니다.
코스피 시장 BPS는 코스피 지수를 코스피 PBR로 나누어 계산합니다. 개별 주식으로 따지자면 주당 순자산(BPS)과 비슷한 개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위의 표는 2008년 이후 최근까지 연도별 코스피 PBR 추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 코스피 지수만 보면 큰 변동성 속에 위아래로 급등락을 반복한 듯 하지만, 속으로는 증시가 살금살금 커가면서 내실이 다져지고 커졌던 것이지요.
대략 연평균 3~4% 정도씩 시나브로 시장 BPS는 성장해 왔습니다.
그 결과를 보면 지난 5년을 보면 대략 20% 가까이 성장하였고, 10년을 보면 대략 60% 이상 성장하였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2018년 연초의 주가지수 2,500p와 현재 주가지수 2,500p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 것이지요.
5년 전 주가지수 2,500p는 마치 초등학생이 어른 옷을 입은 듯 어울리지 않지만, 현재 주가지수 2,500p는 커진 아이의 못처럼 옷 사이즈가 적절해진 것이지요.
이는 한편 증시가 조정을 받아 혹시나 2,000p까지 밀린다면 어떤 수준인지 대략 가늠하게 합니다. 5년 전 시장BPS 수준으로 본다면 현재 주가지수 2,000p는 그 당시 주가지수 1,666p 수준이고 10년 전 주가지수로 비교하자면 대략 1,250p까지 밀린 의미를 갖습니다.
극단적 비관론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 밀리면 더 싸진다.
자주 강조해 드리는 것처럼 사람의 본능은 부정적이거나 비관적인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SNS나 유튜브에 나오는 분위기를 보자면 다양한 형태의 극단적 비관론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고 밀리면 투매하는 심리가 더 강해지게 되고 마음속에서 메아리치게 됩니다.
시장 전체적으로 볼 때, 증시가 밀리면 시장은 더 싸지고 점점 가격 메리트를 더 크게 가지게 됩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주식시장은 마치 명품 시장처럼 가격이 빠지면 사람들의 관심은 사라져 갑니다. 오히려 더 싸져서 좋은 가격이 되었음에도 말입니다.
물론, 현재 증시가 상승장이 강하게 나온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다만, 시장을 보시는 데 있어 극단적인 비관론을 멀리하시란 점을 다시 한번 이야기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야만, 혼란스러운 주식시장이지만 그 안에서 저평가되었을 때 용기를 내고 반대로 고평가되었을 때 만용을 자제할 수 있는 지혜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2023년 7월 10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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