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이슈
미국 부채한도 상향에 대한 협상이 계속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금융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전일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공화당)의 3차 협상이 이어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 모두 생산적인 협상이 이루어졌으며 채무 불이행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는 동의한다며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이유는 옐런 재무부 장관이 제시한 6월1일 디폴트 시점까지 이제 딱 일주일이 남은데다 요구 조건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무조건적인 부채한도 상향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공화당측은 연방정부 지출 삭감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도 상향 협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공화당 핵심인사들은 옐런 재무장관이 제시한 미국의 채무불이행 날인 6월1일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옐런 재무 장관의 전망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재무부가 어떻게 날짜를 계산했는지에 대한 투명성이 결여되었고, 옐런 장관이 X-date(실제 디폴트 시점)에 대해 최소 6월1일이라고 했기 때문에 여지를 남겨두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카시 하원의장은 재무부 측에 재차 확인한 결과 이번 한도 협상 마감시한은 6월1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3차 협상 실패로 미 증시는 하락했고 6월초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채 단기물금리는 6%에 일부 도달하기도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전일 유가는 사우디 장관의 경고성 발언에 소폭 상승해 마감했다. 6개월만에 열리는 다음주 OPEC+ 감산 회의(6월4일)를 앞두고, 사우디 장관의 하락 베팅자들에 대한 경고성 발언에 시장이 움찔했다. 그는 카타르 경제포럼에서 원유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지난 4월처럼 고통에 “따끔하게” 될 것이라며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당시에는 말그대도 “따끔"했다. 당시 4월 JMMC 회의에서 회의 직전 이례적으로 116만bpd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발표해 이틀간 약 $70초반에서 $80까지 약 7% 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현재 유가는 수요 이슈 부각과 미국발 불안으로 다시 $70 초반 대까지 조정받았다. 깜짝 감산으로 많은 투자자들을 놀래켰지만 강한 하방 압력을 억누른 수준이었다. 현재 OPEC+는 200만bpd의 감산, OPEC의 자발적 감산 116만bpd, 러시아의 50만bpd 자발적 감산을 더해 총 366만bpd를 감산 중이지만 시장의 부진한 수요를 상쇄하는 수준에 불과한 듯하다. 이미 최선의 노력으로 감산을 하고있는 OPEC이 취할 수 있는 카드는 시장을 놀래킬 만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는 방법 말고는 딱히 없다. 서방국들의 제재를 받고있는 러시아의 추가 감산 결정이나 사우디의 추가 감산(하지만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다), 혹은 이렇게 남은 옵션이 많지 않고 시장도 뻔하게 예상하고 있을 때는 기존 감산량에 더해 헤드라인을 가지고 감산 전체 규모를 강조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40만bpd 정도의 추가 감산을 결정하더라도 헤드라인에는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더해 “총 400만bpd 감산(자발적 감산 포함) 결정”을 강조하는 식이다. 안타깝게도 시장은 학습효과가 뛰어나 이제는 이마저도 잘 먹히지 않는다. 깜짝 감산 카드를 이미 써버린 OPEC+는 시장을 더 놀래키려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감산이 단행되어야 할텐데 현시점에서는 쉽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