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득, 개인투자자분들이 많이 사용하시는 전략 개념인 역 추세전략 그리고 이보다 공격적인 하한가(벗기기) 매매전략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면 저가에 매수하고, 반등하면 바로 매도하는 전략인 역추세 전략, 그리고 하한가였던 종목이 하한가가 벗겨질 때 매수하여 당일 급반등을 노린 ‘하한가 (벗기기) 전략’이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많이 사용되고는 있습니다만, 치명적인 함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체크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대다수 개인투자자 : 주가가 내리면 산다! 역추세 전략!
개인투자자가 종목을 매수하고 투자 금액을 늘리는 과정을 보다 보면, 전체적으로 "역추세 전략"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종종 관찰하곤 합니다.
주가가 급등할 때,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매수를 유보하거나 주가가 내리기만을 기다립니다. 왠지 높은 가격에 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주식시장 수급에서도 나타나게 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는 개인투자자 매수가 이어진 후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는 개인투자자 매도가 나타나는데, 이는 주가가 하락할 때 매수하고 반등 시 매도하는 전형적인 개인투자자의 역추세 전략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주식을 신규로 매수할 때 뿐만 아니라, 손실이 발생하였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주가가 빠질 때, 추가로 매수하는 현상, 물타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즉, 신규 매수상황이든 물타기를 하는 상황이든 대다수 개인의 매수는 전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매수하는 역추세 매매전략 형태를 취하게 됩니다.
여기에 조금 더 공격적으로 매매하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하한가(벗기기) 전략’을 사용하는 때도 많이 있습니다.
공격적인 역 추세전략, 하한가 벗기기
주식 트레이딩에서 사용되는 은어 중에는 상한가와 하한가 상황을 표현한 말이 있습니다. 상한가 직전 호가에서 아슬아슬한 매매가 이어지다가 순식간에 상한가에 도달하여 수십, 수백만 주 상한가 잔량이 쌓일 때를 ‘상한가를 말았다’라고 표현합니다. (마치 김밥처럼 말았다고 해서 말이죠.)
그리고 이 글에서 중요하게 다룰 하한가에 대한 은어로는 ‘하한가 벗기기’가 있습니다.
하한가로 들어간 종목의 매도 잔량이 수십, 수백만 주 쌓여있다가 점점 줄어드는 과정이 마치 과일 껍질 벗기는 듯 한다고 하여 하한가 벗기기라 묘사합니다.
공격적인 개인투자자의 경우 하한가에 진입한 종목을 노려보고 있다가, 하한가가 벗겨져서 매도물량이 얇아지면 하한가에 매수하고, 하한가를 막 벗어나 급반등할 때, 짧은 차익실현을 취하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이 하한가 벗기기 전략에 개인투자자분들이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하한가에서 보합까지 주가가 상승할 때 10%~20% 넘는 수익률을 거두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한 자릿수 수익률에서 수익 실현 매도하지요.)
그런데! 역추세 전략 속의 치명적인 함정
주가가 하락할 때 저가에 매수하는 역 추세전략, 여기에 더 극단적으로 사용되는 하한가 벗기기 전략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매력이 높은 듯 보입니다. 개인투자자분들과의 대화 속에서 조사한 경험상 승률(전체 매매에서 수익 내는 비율)은 60% 이상이고, 극소수이지만 매매를 잘하는 개인투자자는 승률이 90%를 넘기도 합니다.
사례를 들기 위하여, 과매도권에서 매수하고 과매수권에서 매도하는 'CCI과매수 과매도' 전략을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의 종합주가지수에 적용하여 보았습니다.
차트상에서 CCI과매수 과매도의 시그널을 보면, 왠지 정확하게 매매 신호를 찍어주는 듯싶어 보입니다. 주가가 내렸을 때 좋은 가격에서 매수신호를 주고, 충분히 올랐을 때 매도하여주니 백전백승의 시그널처럼 비추어집니다.
특정 기간에는 8번 연속 수익을 내어주기도 하니, 그 시기에는 더더욱 역추세 전략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전체 승률은 60%라는 제법 높은 수준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전체 손익은 –189.92p 로 실망스러운 수치를 보여주었습니다.
승률은 60%로 높았지만, 평균 손익비는 0.64로 수익을 낼 때보다 손실이 더 크게 발생하면서 전체 수익률을 깎아 먹었던 것입니다.
역추세 전략의 치명적인 함정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매매할 때마다 수익을 내는 비율은 높지만 먹을 때는 조금 먹고, 손실 날 때는 크게 손실이 발생하면서 전체 수익에는 오히려 큰 오점을 남기게 됩니다. 이는 실제 많은 개인투자자의 평균적인 매매 스타일도 이와 유사합니다.
극단적 역추세 전략인, 하한가 벗기기 전략 : 결과는 비참
하한가 벗기기 전략은 승률이 90% 이상이 될 수 있는 옴므파탈, 팜므파탈과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첫 하한가는 피하고 확실히 바닥이라 확신하는 위치에서 하한가가 벗겨질 때 진입하겠다는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운용하시는 분들의 경우 높은 승률을 거두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름 투자 전문가라고 하는 분들도 하한가 벗기기 전략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하한가를 벗어나면 바로 5~10% 수익을 낼 수 있는 호가 공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한번 매매가 꼬이면 그동안 쌓았던 수익률을 모두 갉아먹는 정도를 넘어 재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하는 게 하한가 벗기기 전략입니다. 마치 평온한 아프리카 야생 연못에서 매일 수천 마리의 영양들이 물을 편안하게 마시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악어의 공격에 물린 영양은 생을 마감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한 사례가 과거 8년 전 2015년 봄 N모 회사에서 발생하였습니다.
하한가가 아슬아슬하게 벗겨질 것으로 예상하고 매수세에 가담한 물량들이 다음날 N모회사는 점 하한가를 이어가면서 손절매조차도 못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인 2015년 4월이 되어서야 하한가가 풀렸습니다만, 다시 한번 하한가에서 급반등을 노리고 들어온 매수세는 더 힘든 7거래일 연속 점하한가를 만들게 됩니다.
10번 매매 중 8~9번을 하한가 벗기기 역추세 전략으로 수익을 냈다고 하더라도, 단 한 번의 매매 실패는 계좌 수익률에 치명타를 안겨주어 투자금이 막대한 손실을 만들게 됩니다.
특히, 가치 측면에서 못난이 종목은 절대 역추세 매매를 하지 말 것
역추세 전략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나름 승률이 높기에 필터를 안전하게 추가하며 수익률을 높이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 가장 간단한 방법이 가치투자 기준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재무구조가 매우 불량하거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거나, 극단적으로 고평가된 종목들만 걸러내더라도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리스크가 줄었기에 기대수익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승률이 높아진다고 자만심 속에 부실하거나 고평가된 종목으로 역추세 매매한다면 몇 번은 요행히 이익을 얻겠지만 단, 한 번의 잘못된 매매는 본인의 투자에 큰 오점을 남기면서 재기불능 지경에 이를 수 있음을 명심하셔야만 합니다.
2023년 5월 16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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