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arani Krishnan
(2023년 4월 3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 최근 OPEC+ 감산 발표로 유가는 배럴당 10달러 이상 상승 가능
- 감산의 역효과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과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 궁극적으로 시장은 다시 경기침체에 주목하게 될 것이며, 이번에는 말로만 끝나지 않을 것
단 일주일 전 분석글에서 필자는 유가 강세론이 안정을 찾고 시장을 다시 장악하려면 앞으로 열흘 정도는 더 걸릴 것이라고 썼다.
또한 4월 3일 OPEC+ 회의를 전후로 산유국들은 시장 내러티브에 공급 부족의 공포를 다시 주입하면서 은행 위기로 인한 유동성 그리고 연준 의장의 인플레이션 및 향후 금리 전망으로 악화되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 대응할 것이라고 썼다.
그리고 마침내 그런 날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13개 OPEC 회원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10개 비OPEC 산유국 모임인 OPEC+는 필자가 예상했던 대로 시장에 공급 압박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OPEC+는 필자 생각보다 “조금 더”한 그리고 “조금 덜”한 조치를 취한 측면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보려고 한다.
우선, OPEC+는 감산을 통해 시장 기대치를 확실하게 뛰어넘었다. OPEC+ 화상회의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10월에 이어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은 전 세계 생산량의 2%에 해당했다. 이제 추가 감산으로 하루 170만 배럴을 더 감산하게 될 것이고, 이는 하루 370만 배럴 감산, 즉 전 세계 생산량의 3.7%에 달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 OPEC+는 필자 기대보다 “조금 더”한 조치를 취했다.
한편, “조금 덜”한 조치는 새로운 감축에 참여하는 산유국의 수와 관련이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비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로 논의한 이번 감산에는 총 23개 산유국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7개국만 참여할 예정이다.
계산을 해 보면, 아랍에미리트는 매일 14만 4천 배럴, 쿠웨이트는 12만 8천 배럴, 오만은 4만 배럴, 알제리는 4만 8천 배럴을 추가 감산하게 된다. 지난주 수출 봉쇄로 이미 뉴스에 등장했던 카자흐스탄은 하루 7만 8천 배럴을 감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한 달 전에 발표한 하루 50만 배럴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할 예정이다. 이번 감산에서 가장 큰 부분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추가로 50만 배럴을 감산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사우디아라비아는 “야심찬 국내 경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러시아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더 높은 유가를 원한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대부분 국가들이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선인 배럴당 60달러 이상을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러시아 경제는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는 진짜 역할은 러시아 경제를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겨울 유럽을 마비시키려고 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담한 베팅은 극적인 실패로 돌아갔다. 겨울 날씨는 평년보다 훨씬 따뜻했고, 덕분에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의존도를 원활하게 낮출 수 있었다.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은 12월 이후 70% 정도 하락했으며, 유가는 불과 2주 전에 1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지난 4개월 동안 달러 대비 20%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자신과 경제적 협약을 맺었고 지금은 어려움에 처한 동맹국 러시아를 도와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것은 현재 당면한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와 협력함으로써 분명한 이점을 얻는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침공 초기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가 세계에서 가장 정치적인 원자재임에도 불구하고 비정치적인 것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서방, 특히 러시아보다 더 깊은 관계를 맺고 동맹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미국에 반기를 드는 데는 원유 이상의 동기가 있다. 공식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차기 통치자가 될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을 가진 미국 영주권자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를 살해한 혐의로 자신을 비난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용서하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조차도 두 사람의 개인적 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빈 살만 왕세자는 사소한 일을 기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빈 살만 왕세자의 영향력 아래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 안보를 제공하는 미국으로부터 멀어지고 러시아, 중국 등 상대적으로 새로운 경제 동맹국들과 가까워지고 있다. 최근 오랜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화해시켰던 회담은 미국이 아닌 중국이 중개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어쨌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진전시키기 위한 미끼로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 공급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이 비정치적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작년 8월에는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밀리와트시당 350달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도 우크라이나 침공 며칠 후인 2022년 3월 유가가 2008년 이후 최고치인 140달러에 이르자 매우 만족했다.
2022년 3분기에는 OPEC 상황이 좋지 않았다.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코로나19 문제,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비축유 방출,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유가가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10월에 발표된 하루 200만 배럴 감산도 3월 중순까지 WTI유 가격을 65달러 이하로 떨어뜨렸던 매도세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에 추가 감산이 발표되었다.
이번 감산의 문제점은 11월 감산 패턴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즉, 앞으로 한두 달 동안 성실하게 시행되 것이라는 의미다. 그 이후 여름이 시작되고 원유 소비국의 수요가 증가하면 감산을 계속해야 할 국가들이 결국 감산 규모를 줄이거나 심지어 포기할 수 있다.
OPEC의 조작 vs. 경기침체
참고로, 작년 11월부터 OPEC+는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시행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과잉생산은 일상적으로 보고되었다. 팬데믹 이래 OPEC의 유가 조작에 대해서 알아보자.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잠시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인 것을 제외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지난 반 년 동안 생산량에 대한 반쪽짜리 진실과 감산이라는 은밀한 위협을 통해 시장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대러 제재 조치로 이미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33%가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OPEC+는 공급 과잉 우려보다 공급 부족 우려가 원유 시장에서 더 크다는 점을 알고 있다. 따라서 “시장 균형이 필요하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흘리는 것만으로도 OPEC 회의 전후로 배럴당 5~10달러의 프리미엄이 형성된다.
유가가 1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이라크의 모하메드 시아 알 수다니(Mohammed Shia' Al Sudani) 총리와 OPEC의 하이탐 알 가이스(Haitham al-Ghais) 사무총장은 유가 변동이 원유 수출국과 수입국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산유국들이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흥미롭게도 OPEC+는 유가가 상승할 때는 시장을 조정하거나 “균형을 맞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뉴욕 소재 에너지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의 파트너인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데이터는 OPEC+가 지난 수개월 동안 200만 배럴 감산이라는 허풍을 떨었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계속 그 말을 믿고 있다.”
잘 생각해 보면 정말 간단하다. 어떠한 산유국도 더 많은 원유를 원하는 구매국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구매국은 결국 다른 산유국을 찾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OPEC+에서 감산을 철저하게 준수했던 시기는 팬데믹이 정점일 때였는데, 당시에는 수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유전에 대한 과소투자로 자연스럽게 생산량이 감소되었다. 수요가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됨에 따라, 공개적으로는 10월에 발표된 감산을 준수하겠다고 선언하면서도 거의 모든 산유국은 생산량을 최대로 늘리고 있다.
OPEC이 하는 일은 확성기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감산을 발표하고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후 실제로 원하는 만큼 원유를 생산한다. 최근 감산 발표로 인한 유가 영향은 이미 가시화되었다. 월요일 아시아장에서 WTI유 가격은 드물게 5% 상승해 81달러 이상으로 올랐고, 브렌트유도 85달러 이상으로 올랐다.
SKCharting.com의 수석 기술 전략가인 수닐 쿠마르 딕싯(Sunil Kumar Dixit)은 기술적 차트로 볼 때 월요일 뉴욕장을 앞두고 WTI유 가격이 “갭 업”(gap up)이 열린 상태에서 80달러를 돌파한 것은 랠리가 과도했다는 점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수평 기술 저항선 81.58달러를 테스트하는 강세 급등의 첫 번째 라운드가 끝났다. 이제 해당 고점 아래에서 다지기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더 높은 유가 목표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투자회사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Pickering Energy Partners)의 대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WTI 금요일 종가 75.67달러에서 10달러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월가에서 유가를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골드만삭스는 연말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이전 90달러에서 9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2024년 전망치도 이전 97달러에서 100달러로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다음과 같이 솔직한 발언을 전했다.
“이번 OPEC+의 깜짝 감산은 시장 점유율을 크게 잃지 않으면서 선제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새로운 OPEC+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다.”
유가가 다시 하락하려면 아마 경기침체 신호가 다시 나타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단순한 위협이 아닐 수도 있다. 로이터는 지난 금요일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세 둔화로 시장 낙관론이 높아진 가운데 단기적으로 예상되는 유가 랠리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길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요일 유가 급등은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의 강력한 월간 마감을 이끌었던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세 둔화를 다소 가린 측면이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 2년물 국채금리는 4.11%까지 상승했고, 연방기금선물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5월 FOMC 회의에서의 0.25%p 금리인상 확률을 금요일 48%에서 61%로 높였다. 또한 앞으로 몇 달 동안 유가가 90달러를 향해 상승하기 시작하면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필자는 골드만삭스의 의견에 동의한다. OPEC+는 유가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다. 하지만 유가 움직임에 있어서 OPEC+가 아무리 강력하다해도 더 강력한 것이 있다. 바로 경제다. 궁극적으로는 경제가 상상력 넘치는 모든 계획을 평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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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바라니 크리슈난(Barani Krishnan)은 분석글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의견 외에도 다양한 견해를 반영합니다. 때로는 중립성 유지를 위해 역발상적 시각과 시장 변수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작성한 글에서 언급하는 원자재 또는 증권에 대한 포지션은 보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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