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Ashton
(2022년 4월 18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이 글은 인베스팅닷컴 단독 기고문입니다.
- 미국 인플레이션, 다세대 고점 기록
- 사상 최고치인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
- 인플레이션 균형 수준 높아졌을 것
지난주에 발표된 3월 미국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렇게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필자는 “다세대”라는 수식어를 선택했다. “41년래” 최고 수준이라는 표현은 과장되면서도 오히려 의미가 축소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5%를 기록했고 이는 1981년 이후 최고치였다. 또한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3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1982년 이후 최고치인 6.5%였다. 클리블랜드 연은에서 1983년도부터 해당 데이터를 추적하기 시작한 이래 소비자물가지수 중간값이 4.91%까지 올라간 적은 없었다.
즉, 지금처럼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났던 마지막 시기는 무하마드 알리가 현직 권투선수이고, AT&T는 마벨(Ma Bell)로 불리며, 들로리언(DeLorean) 자동차가 있던 때였다. 또한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Thriller)가 발매되기도 전이었다.
이런 구체적인 내용이 여러분에게 별 의미 없이 들린다면 참으로 다행이다. 그런 반응을 의도했기 때문이다. 사실 인플레이션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떠드는 까마득한 주제에 불과했었다. 미국 인구조사국 데이터에 따르면, 실제로 오늘날 미국인 절반 정도는 지금처럼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제 인플레이션은 미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참고로, 유로존에서는 1999년부터 해당 데이터를 추적했다.)
아래의 블룸버그 차트를 보면 영국 소비자물가지수 중간값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은 미국 및 유로존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한 걸음 물러서보기
위 차트에서 미국, 유로존, 영국의 인플레이션을 살펴보면, 이전에는 서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관관계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영국 물가가 올랐지만 유럽 및 미국의 물가는 하락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방향성이 달랐던 인플레이션이 왜 지금은 같아졌을까?
통화량이 낮고 변동 없는 시기에 상대적 인플레이션은 상대적 환율 움직임에 의해,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잠잠할 때 주목받을 수 있는 요란한 ‘잡음’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 달러가 영국 파운드보다 가치가 높은 경우, 미국은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영국에 ‘수출’하는 셈이며, 미국 달러 가치가 낮은 경우에는 그 반대가 된다. 하지만 특정 국가의 예상치 못한 변화 때문에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위 3곳의 인플레이션이 서로 호응하며 움직인다는 점에 비춰 보자면, 이제 모든 통화가 동시에 가치를 잃고 있다. 지난 세대보다 더 높은 강도의 인플레이션 압박을 이야기하는 경우, 상대적 환율 움직임은 비교적 중요치 않다. 인플레이션 파이(pie)를 나누어 가진 각 국가 파이의 상대적 크기는 달라지지 않는다. 전체 인플레이션 파이가 점점 커지면서 모두가 더 큰 조각을 얻게 된다.
인플레이션 파이가 커지는 이유는 자명하다. 미국은 정부 지출을 엄청나게 늘리면서 주도적으로 파이를 키웠다. 통화 당국, 즉 연준이 적자 지출에 자금을 대지 않는 경우에는 정부 지출이 국채를 매수하는 투자자들의 지출 감소로 상쇄된다. 즉, 달러가 들어오면 달러가 나간다.
그러나 연준이 정부 지출을 위해 달러를 찍어내면 시스템은 균형을 잃게 된다. 정부가 지출하는 돈은 납세자 또는 투자자들로부터, 즉 과세나 국채 판매 형태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으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부분이다. 이에 대해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이미 약 2세대 전에 언급했다.
또한 대단히 흥미로운 점은 미국 정부의 지출이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많고 미국 M2 통화량이 그 어떤 지역의 통화량보다 많더라도, 인플레이션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유동성이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내 앞마당에서 홍수가 나면 이웃집 앞마당도 진흙밭이 되는 것이다. 통화도 마찬가지다.
(현재 일본은 특수한 경우지만, 지난달 엔화 9% 하락의 영향이 곧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 절반 정도가 지금과 같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투자 시장에 함의를 갖는다. 미국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기대 인플레이션과 같은 시장 기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율 측정 방식은 인플레이션 균형 수준이 반영구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을 반영하지 않는다.
현재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91%이다. 그리고 1년 후 10년(2023년 초~2033년 초) 기대 인플레이션은 2.78% 정도인데, 이는 연준의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 목표치 2.25%에 근접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수년 동안 4%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감히 상상할 수도 없고 그런 점을 반영하기를 거부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주가 배수는 극단적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증시에 좋다”는 뻔한 비유(1970년대 증시 상황을 확인하면 쉽게 알 수 있는 노골적인 거짓말)가 돌아왔다. 지금으로서는 그렇다.
통화 가치가 약하고 불확실한 경제의 젊은 투자자들이 가치에 관한 낡은 사고방식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부분이 반드시 안 좋은 것은 아니다. 저명한 투자가 벤저민 그레이엄, 닥터 둠(Dr. Doom)이라는 별명을 얻은 미국 투자전략가 마크 파버를 포함해 누구든 인플레이션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틀릴 수 있고, 또한 경제학자 프랑코 모딜리아니가 생각했던 것처럼 인플레이션 시기에 증시 실적이 저조했던 역사적 경향은 잘못 판단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과거를 참고하는 젊은 투자자들은 알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주에 발표될 경제지표 중에서 필자는 특히 화요일에 나올 기존주택판매(580만 건 예상) 및 주택판매가격 중간값에 주목할 것이다. 아래의 블룸버그 차트를 보면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여전히 15%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수치는 고점은 아니지만 2005~2006년에 주택시장 거품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와 비교할 만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보다 금리가 훨씬 낮고, 인플레이션율은 훨씬 높다. 주택가격이 계속 높아지는 한, 임대료(소비자물가지수의 핵심 요소)도 강하게 상승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상승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경제지표뿐만 아니라 필자는 국채시장의 유동성을 관찰하고 있다. 최근 매수-매도호가 스프레드(Bid-Ask Spreads)는 커졌고 규모는 줄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3%에 근접하고, 10년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영역에서 0% 가까이로 오르고,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상황 속에서 투기적 리스크 예산은 일부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도 시장에는 유동성이 풍부하지만, 우리가 그 모든 유동성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 “인플레이션 가이(Inflation Guy)”로도 잘 알려진 마이클 애쉬튼(Michael Ashton)은 인듀어링 인베스트먼트(Enduring Investments, LLC)의 대표이사입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시장의 선구자로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 부를 지켜내는 부분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며, 격월 팟캐스트 ‘센츠 앤드 센서빌리티(Cents and Sensibility)’를 통해 관련 의견을 제시합니다.
인베스팅닷컴 & https://kr.investi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