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arrell Delamaide
(2022년 3월 14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만약 여러분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확신이 없는 경제학자라면 실수를 해도 괜찮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를 가진 중앙은행의 수장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 그 파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약 1년 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며 태평스럽게 주장했던 것에 대해 경제학자 모하메드 엘 에리언(Mohamed El-Erian)은 역사적인 실수라고 칭했다. 엘 에리언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그의 평가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재무장관 출신의 하버드대학교 경제학자인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역시 인플레이션 리스크 급증과 관련해 수개월 동안 연준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파월 의장은 오래 전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을 받아들였어야 했고, 실제로 이달 초에는 연준이 더 빠르게 대응했어야 했다고 인정했지만, 모든 일이 벌어진 뒤에야 실상을 깨닫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꼭 그런 상황만은 아니었다. 예전부터 경고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연준 의장은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려는 듯 보인다.
전에 파월 의장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이상으로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7.9%로 올랐다는 발표가 나오기 전에 이루어졌다. 다른 연준 위원들이 0.5%포인트 인상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폭에 제한을 두었다.
문제의 일부는 변호사이자 투자은행 출신인 파월 의장이 스태프 경제학자(staff economist)들과 이들이 제시하는 모델에 의존해 경제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스태프 경제학자들은 정보를 분석하는 중립적인 과학자들이 아니다.
정치화된 자문가들, 오래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파월 의장이 왜 그렇게 인플레이션이 공급망 차질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을 강경하게 유지했는지는 이해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에서는 파월 의장이 자신의 전망을 고수했던 이유에 대한 단서를 제시했다.
플로리다주 노바사우스이스턴대학교의 금융학 조교수 엠레 쿠베트(Emre Kuvvet)는 투표자 등록 데이터베이스를 철저하게 들여다보고, 연준의 780명 이상 경제학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표로 만들었다. 그는 좌파적인 소속의 상당한 우세를 발견했다. 연준 시스템에 있는 경제학자 중 민주당 대 공화당 비율은 10.4 대 1로 나타났다.
연준 이사들을 살펴보면 결과는 더욱 극적이다. 연준 이사 중 민주당 대 공화당 비율은 무려 48.5 대 1이었다. 연준 이사는 스태프 경제학자로서 연준 위원들에게 통화정책 결정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데, 쿠베트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의 정치적 성향이 편향되어 있다.
쿠베트가 주장하는 핵심 내용은 연준 이사들의 표면적인 소속 이상으로 연준은 이미 깊숙이 정치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백악관에서 연준 이사진 임명 시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비율을 고려했지만,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3명의 새로운 이사는 민주당이고 2명의 부의장도 민주당과 관련이 있다.
한편, 영란은행의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이었던 영국의 경제학자 찰스 굿하트(Charles Goodhart)는 주요 인구 변화로 인해 인력이 부족하고 임금이 상승 압박을 받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도 인플레이션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0년에 마노즈 프라단(Manoj Pradhan)과 공동 집필한 저서인 “인구 대역전(The Great Demographic Reversal)”에서, 지난 10년 동안에는 중국 및 동유럽에서 제공하는 수천만 명의 값싼 인력 덕분에 글로벌 경제는 물가가 낮게 유지되었으며,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으므로 인력 부족으로 인해 임금과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인구적 측면에 너무 큰 비중을 두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굿하트의 견해는 점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백악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고 오래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지난주에는 연준 의장 출신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Janet Yellen)조차도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1년 동안 불편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으로 인해 앞으로 2~3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더 상승하고 유럽의 경제성장이 저해될 것으로 본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은 통화정책 회의 이후 자산매입 규모를 4월에는 400억 유로(436억 달러), 5월에는 300억 유로(327억 달러), 6월에는 200억 유로(218억 달러) 규모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올해 10월까지 200억 유로로 축소할 계획이었다. 또한 3분기부터는 신규 자산매입을 중단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은 자산매입 중단 이후 금리를 인상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향후 인플레이션 및 성장 데이터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금리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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