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10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동유럽 지역의 긴장감 속에서 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상황과 유가에 있어서 이번 주에 중요한 부분은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 진행이다.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마침내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대이란 제재가 해제될 것으로도 기대한다. 이에 따라 화요일(8일) 유가는 2%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대이란 제재 해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번 협상에서 완전한 해결책을 찾고 미국과 이란이 새로운 핵합의에 다다를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 이전에 여러 가지 해결되어야 할 이슈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 협상 담당자들은 이란과 직접 대면해야 하고 중재를 통해서 모든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다. 즉, 일부 이란 애널리스트들은 새로운 핵합의에 임박했다며 매우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양국이 협상 타결을 위한 강한 동기가 있다고 강조했다.
핵협상 최종 타결 이전이라도 모든 대이란 제제 혹은 일부 제재가 종료되는 것도 가능하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이란 원유 제재는 새로운 핵협상에 서명을 해야 종료될 수 있다는 입장을 오랫동안 유지했지만 그러 입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협상 타결 이전이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2월 4일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란의 민간 핵 프로젝트와 관련된 몇 가지 제재 면제에 서명했다. 이번 면제를 통해 외국 정부와 기업들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관련 패널티 없이 이란의 민간 핵 프로젝트와 협력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면제는 원유와 상관이 없지만, 미국이 이란의 어떠한 양보 없이도 면제를 승인했다는 점은 원유 제재 역시 최소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글로벌 유가 및 미국에서 처리되는 천연가스 가격을 낮추는 문제에 있어서 절박해 보인다. 고유가를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2021년 11월 말, 바이든 행정부는 홀리데이 시즌을 앞두고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휘발유 가격을 낮추고자 했고, 당시 여러 다른 국가와 협력하여 전략비축유 방출을 계획했다. 그러나 전략비축유 방출은 유가 및 휘발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오미크론 변이가 나타난 영향으로 유가가 상당히 떨어졌던 적은 있었다.
대이란 원유 제재를 해제한다면 글로벌 원유 공급을 늘리고 유가를 떨어뜨리는 빠른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란은 얼마나 많은 원유를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까?
지난 1년 동안 이란의 원유 및 콘덴세이트(condensate) 수출은 2021년 3월 일일 165만 배럴 고점에서 2021년 5월 일일 74만 6천 배럴 저점으로 줄어들었다. TankerTrackers.com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이란의 평균 수출량은 일일 137만 배럴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이후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일일 20만 배럴로 감소했었다.
TankerTrackers.com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유 제재를 복원시키기 이전에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280만 배럴에 이르렀다. 또한 글로벌 에너지 조사기관 라이스타드에너지(Rystad Energy)에 따르면, 이란은 제재 해제 이후 4~6개월 이내에 증산을 시작하고 글로벌 시장에 원유 및 콘덴세이트를 추가 공급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란 국영석유공사(NIOC)는 2021년 6월에 제재가 해제되는 경우 이란은 한 달 내로 일일 380만 배럴까지 생산량을 복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유 트레이더들은 이란 정부보다는 제3자 애널리스트를 신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대이란 제재가 종료된다면, 이란은 해상 원유 재고의 원유를 즉시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물류조사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시장 진입을 기다리는 해상 원유 재고는 현재 약 870만 배럴 수준이다.
골드만 삭스에서는 다음 달에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타결된다고 해도 이란이 원유를 충분히 공급하고 가격에 영향을 미치려면 2022년 3분기는 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22일 2월 8일 골드만 삭스 원자재 리서치 투자 메모에서 골드만 삭스 애널리스트들은 협상 타결이 단기적으로 구체화될 것이라는 이란 애널리스트들보다 훨씬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진전이 유가에 미칠 영향은?
핵협상이 타결된다면 유가는 원유 공급 기대로 하락할 수 있다. 그러나 유가 하락세는 다른 소식으로 인해 뒤집힐 가능성도 높다. 인플레이션, 미국 정부의 환경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수요 완화 등 유가 상승을 지지하는 중요한 요인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에서는 2022년 3월에 협상이 타결되는 경우 이란의 원유 수출은 2022년 3분기부터 충분하게 상승할 것이며, 유가를 배럴당 7달러 정도 낮출 것으로 내다보았다.
또한 이란이 글로벌 시장을 돌아오는 데 있어서 장애물은 이란의 원유 생산 능력만이 아니다. 일본, 터키, 인도, 한국의 많은 원유 구매자에게는 보험 및 결제 이슈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이란 원유 구매가 꺼려질 수 있고, 이란과의 매끄러운 금융 거래에는 몇 달이 추가 소요될 수도 있다.
그리고 대이란 제재 해제는 행정 조치 형태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점 때문에 일부 해외 구매자는 이란과의 관계 재개를 망설일 수 있다. 2024년 대선을 통해 당선될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가 2018년에 이란핵합의를 파기했던 것처럼 이란과의 협상을 파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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