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 규모 주식시장 등극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여파로 홍콩 행을 향하는 중국 기업들이 늘면서, 홍콩 주식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홍콩거래소 전체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2위 시장으로 거듭났습니다. 이는 올해 기업공개(IPO) 로만 사상 최대인 330억 달러 (원화기준 약 38조원) 을 조달한 것에 힘입은 것입니다. 중국 기업들이 자국의 금융 당국의 규제가 심화되면서, 미국 대신 홍콩 증시로 눈을 돌리면서 홍콩거래소에 때 아닌 상장 러시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약 1년 전 쯤인 2020년 7월, 홍콩에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은 홍콩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 했습니다. 미국 행정부가 홍콩의 특별 지위를 박탈하면서, 글로벌 금융 및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도시의 이미지에 더욱 큰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관련 금융시장에서 기관은 물론 개인들도 모두 해외 계좌로 자금을 옮길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 했었습니다.
하지만, 홍콩 금융관리국 (HKMA, Hong Kong Monetary Authority) 에 따르면 홍콩 은행 시스템의 총 예금은 연초 이후 2.3% 그리고 전년 대비해서는 7.1% 증가한 1조 9,100 억 달러 (원화기준 약 2,200 조원) 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홍콩거래소로의 상장 행렬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당국의 통제 및 규제가 덜 한데다가, 미국 보다 상장 절차가 다소 까다로운 대신 상장 관련 수수료가 미국에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최근 홍콩에 거점을 둔 물류 스타트업 라라무브가 기업공개(IPO)를 기존 뉴욕에서 홍콩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하기도 했으며, 앤트 그룹 (Ant Group Co Ltd (HK:6688) 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의 지능형 자동판매기 제조업체, Beijing Ubox Technology가 5억 달러 (원화기준 5,800억원) 을 조달하는 홍콩 거래소 내 상장을 현재 추진하고 있습니다.
2. 중국 주식, 역내 및 역외 (미국/홍콩) 탈선 심해졌다
중국 본토 상해 및 심천 시장 내 주식 수익률과, 중국 역외 시장에서 상장된 중국 주식들의 수익률 격차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디디추싱의 미국 상장 관련한 중국 관련 당국 조사로 촉발된 최근 중국 주식 관련 하락은 지난 한 주, 텐센트 뮤직으로 대표되는 독점 대형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여전히 계속되는 통제와 교육 분야의 규제 단속으로 이어지며 그 전선이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완연한 중국 주식의 약세장 속에서도 단연 도드라지는 것이 바로 중국 본토의 기술 독립 관련 주식들의 약진입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역외 중국의 비중을 축소하되, 대신 안전한 피난처로 중국 본토 주식 중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소프트웨어, 에너지/유틸리티 등 잠재적인 규체 충격이 덜한 섹터에 비중 확대를 유지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주요 인재 및 자원이 대형 플랫폼 테크기업이 아닌 중국 본토 내 기술 기업들에게 배분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템플턴의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인 마크 모비우스 (Mark Mobius) 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알리바바 (HK:9988)와와 텐센트 (HK:0700)와 같은 거대 기업에 대한 매도세가 5% - 10%까지 늘어날 수 있지만, 이러한 매도세가 모든 중국 기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모든 부문의 경제교류를 중단하는 금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투자자들이 중국을 무시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중국은 수 천개의 기업이 상장된 거대한 시장이니 만큼 또 다른 투자 기회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역외 중국 주식이 대거 포진한 MSCI China 등 지수는 최근 고점인 2월 대비 33% 하락 하는 등 큰 폭의 하락을 겪고 있지만, 반도체, 소프트웨어, 전기차용 소재 및 부품,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장비 업체 등이 대거 포함된 상해거래소 커창반 STAR50 지수는 그 고점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남은 하반기 수익률 제고를 위해 중국 주식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대해서 고민해 볼 적절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