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안정성에 투자하는 해외 채권자금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외인들은 국내 주식의 순매도 기조와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2020년 24.7조 원 어치를, 올들어서는 5월말까지 이미 28.1조 원을 순투자했다.
금감원 최 원장은 한국 국채가 높은 재정건정성 및 대외건전성에 힘입어 “준선진국 시장으로 인식되는 한편, 동일 신용등급의 선진국 보다 채권수익률이 높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여전히 신흥국 시장에 속해 있으면서 경기민감업종 비중이 높아 대외충격에 민감한 주식시장과 비교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된 외인 자금은 주로 해외 중앙은행 자금으로, 이들은 주식 투자자와 달리 안정성을 중시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또한 글로벌 외환보유액이 크게 증가하는 와중에 해외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의 통화 다변화 전략 차원에서 원화채에 대한 수요도 늘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작년 24.4조원 순매도에 이어 올해 5월까지 18.9조 원 상당을 추가 매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최 원장은 국내 요인보다 글로벌 자금이 미국과 중국으로 집중된 현상에 주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시장에서 각광받는 성장주와 IT주 등이 미국 주식시장에 주로 포진하고 있고 중국이 대외개방 정책으로 “신흥국 자금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금센터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신흥국 유입자금 중 9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순매도를 가져온 국내 요인으로 코스피지수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매수 유보 혹은 차익실현 수요가 작용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포트폴리오 내 한국 비중을 초과해 담은 투자자들이 당초 국가별 비중 목표치를 맞추는 가운데 국내 주식을 덜어내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근래 외국인의 (증시) 매도는 구조적 성격이 짙어 단기간내 순매수 추세로의 전환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경제 및 기업실적이 양호하기 때문에 큰 폭의 자금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룽사태로 한국 외화채 반사이익 가능성
중국의 화룽자산관리 사태 관련해서는 크레딧 시장 불안으로 이어진다해도 한국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견해를 보였다.
그 근거로, 중국 최대의 부실채권관리회사라는 규모와 전략적 중요성을 지적하며 디폴트 확률을 5~10%로 보고 있는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 (NYSE:BAC) 서베이 자료를 인용했다.
금감원 최 원장은 “한국계 외화채 발행사들은 대부분 신용도가 높으며, 중국처럼 역외 자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발행하는 구조가 대부분이다”라면서 “화룽 사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며, 오히려 우수한 크레딧에 대한 투자자 선호로 반사이익도 예상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암호화폐의 외환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신규 진입/청산 규모가 일중 외환거래 규모에 비해 크게 적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