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관한 다양한 매체들의 논평을 듣다 보면 최근 들어 증시 잔파도에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최근 사례를 떠올려보더라도 장기 금리 상승 하락에 울다가 웃다가를 매일 반복하기도 하고, 작은 시장 등락에 대해 폭락, 폭등이라는 표현이 너무도 쉽게 등장하는 요즘입니다.
최근 며칠 저는 이런 증시 참여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시장 큰 그림을 보지 않고 눈앞에 잔파도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 이성수대표 카카오 친구 문의 (클릭)
▶ 시장이 폭락했다고? 겨우 약보합 수준.
주식투자를 하는 지인들의 메신저 대화, 주요 커뮤니티에 개인투자자들이 올린 글을 보다 보면 요즘 시장이 마치 “폭락”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이고 장기 금리 폭등해서 난리 났네”
“이런…. 오늘 증시가 왜 이리 대폭락이야.”
등등
그런데 이러한 시장 참여자들의 만인 군상을 접하다가 막상 주가지수를 보면 그저 고요합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약보합 수준이었을 뿐이지요.
심지어 장기 금리 이슈로 시끌벅적한 최근 7~8거래일은 종합주가지수의 최고/최저 등락 폭이 2%가 안 될 정도입니다.
경제 방송, 유명한 유튜브 경제 채널 등을 보더라도 마치 시장에 난리가 난 것 같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계좌가 심각한 손실이 난 듯한 분위기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작년 3월처럼 혹은 2019년 여름처럼, 2013년 6월처럼, 2011년 8월처럼 중급 하락장을 만들지도 않고 그저 제자리걸음만 반복할 뿐입니다.
▶ 증시가 답답한 이유는 상승 속도가 느려지며 나타나는 감각적 현상
우리 고속도로를 시속 100km/h로 달리고 있다고 상승 해 보겠습니다. 창문을 살짝만 열어도 바람이 어마어마하고 긴장감이 넘치지요. 어쩌면 우리가 올해 1월 이전 10여 개월 동안 경험했던 증시 느낌일 것입니다.
자. 이렇게 빠르게 달리다가 시내로 들어와서 제한 속도 50km/h인 도로에 들어왔다고 가정 해 보겠습니다. 분명 차 속도는 50km/h 로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는 달리지 않는 듯 답답하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어떤 자동차가 속도를 위반하면서 앞서나간다면 답답한 느낌은 더 가중될 것입니다.
요즘 증시가 이와 비슷합니다. 작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마치 시속 100km/h의 속도로 달리던 증시가 잠시 신호대기 구간 또는 속도제한 구역에 들어오니 마음속이 답답 해지고, 왠지 주변에 나보다 앞서 나가는 차들은 뭔가 운전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왜 나는 차선을 바꾸지 않았나, 왜 나는 살짝 속도를 올리지 못했나 싶은 여러 가지 잡념이 가득 차 있으실 것입니다.
실제 급한 마음에 이 종목 저 종목 갈아타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답답한 마음에 속도를 올리려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를 감행하는 투자자가 최근 많이 늘었을 듯합니다.
[증시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조정장은 언제나 있어왔다]
▶ 과거에 비하면 이번 기간 조정이 부드럽다는데 의를 두어야.
그런데 과거 증시를 보더라도 급하게 상승한 시장은 이후 다시 급하게 달리더라도, 조정구간에서는 매우 날카로운 급락과 함께 조정장이 찾아왔었습니다.
주가지수 -10% 하락은 그저 귀여운 수준이고, 주가지수 ?20% 하락은 당연한 듯 발생하였습니다. (2004년 차이나 쇼크, 2006년 숨 고르기 장세, 2009년 연초 조정장 등등)
지수가 ?20% 수준의 중급 하락장을 만들 때 개별 종목에서는 반 토막 주가 급락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무리하게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그 과정에서 강제로 시장에서 떠나야만 했고, 그 물량이 정리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주식시장은 다시 도도한 상승장을 이어갔지요.
주가지수 3,000p 영역에서 차분하게 옆걸음을 걷는 지금 이 시장은 어쩌면 지난 10개월 강세장 후 거쳐야 할 숨 고르기 과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과거 조정장과 달리 최대한 많은 개인투자자가 증시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는 부드러운 조정입니다.
저는 이 부드러운 조정장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예전 2000년 초반~2004년 당시 증시가 널뛰기하듯 1년 단위로 급등락하던 그 시절 2004년 개인투자자 중 거의 대부분을 포기하게 만든 뒤에, 증시가 폭등했지만, 지금은 답답하긴 하더라도 개인투자자 중 거의 대부분이 포기하지 않고 함께 증시에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지금 던지고 포기하는 수급 주체는 과거의 개인투자자를 보는 듯합니다.
지금 이 시점, 조금은 멀리 시장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잔파도만 보고 어지러워한 것이 아니라 멀리서 다가오는 경기회복과 지속되는 유동성 그리고 아직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한국증시를 말입니다.
자동차를 탈 때 멀미가 나면 멀리 보라는 말처럼, 지금 증시 잔파도를 하나하나 보지 마시고 멀리 바라보신다면 증시 멀미는 사라지고 오히려 큰 그림을 그리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2021년 3월 23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이성수대표 분석글 전체 보기 (클릭)
※ 본 자료는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무단복제 및 배포할 수 없습니다. 또한 수치 및 내용의 정확성이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의 증권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 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