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개당 7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가상화폐의 가격이 연일 폭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승 배경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넘치는 유동성에 대한 대안 자산으로서의 관심 ▲NFT(대체불가능토큰) 기반 디지털 미술품 거래 시장의 폭발적 증가 ▲스마트계약을 기반으로 동작하는 다양한 형태의 탈중앙화 된 암호화폐 금융서비스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 등장 등을 꼽고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시장이 기업의 실제 내재가치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빨리 비이성적인 가격 상승에 취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 각 국 중앙은행들은 유례없는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며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지급된 현금 등이 남아돌면서 이는 주식뿐만 아니라 원자재, 부동산, 심지어 비트코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산 가격을 큰 폭으로 상승시키는 동인이 됐다. 하지만 이런 유동성 공급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며, 중앙은행들의 정책 선회는 생각보다 빨리 나타날 수 있다.
최근 거액에 거래되고 있는 NFT 기반 디지털 미술품 또한 가상화폐 거래 시장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프랑스 BNP파리바에 따르면 전 세계 NFT 거래액은 작년에 2억5000만달러(약 2841억2000만원)까지 늘어 2019년에 비해 4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한다.
NFT란 JPG, GIF, 비디오 등의 디지털 파일에 대한 소유권(일명 ‘토큰’)을 블록체인 상에 저장해 둠으로써 위·변조가 불가능한 상태로 영구 보존되게 하고, 누구든 원하는 사람은 그 소유권을 탈중앙화 된 형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을 말한다.
NFT를 이용할 경우 스마트계약과 연동시켜 개인간의 직거래가 가능해지고, 토큰을 n분의 1로 나눠 소유권을 부분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게 됨으로써 디지털 자산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 또 토큰이 탈중앙화 된 블록체인 상에 저장되므로 소유권 분실에 대한 우려 또한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소유권의 위·변조 및 분실이 불가능하다는 것과 디지털 원본의 불법 복제와 훼손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오히려 디지털 파일은 그 특성상 복제가 쉽고 원본과 복사본의 차이도 없기에 원본이라는 개념이 확실히 존재하는 회화나 조각에 비해 그 희소성이 떨어질 수 있다.
더욱이 최근 가상자산 큰손들이 경매가 상승을 주도하며 버블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 또한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디파이의 경우 단순히 이자율과 같은 정보뿐만 아니라 고객들로부터 예치된 자금이 어떤 경로로 흘러 얼마의 수익을 내고 어떻게 배분되는지 등과 같은 금융 로직까지도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디파이 코인들을 결합해서 합성자산을 만들거나 두 개 이상의 디파이 상품을 결합(일명 ‘머니 레고’ 시스템)하는 등의 시도가 증가하면서 코드들의 복잡성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보안사고의 발생 가능성은 커져만 가고 있다.
분명 현재의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시장은 2017년 말 비트코인 폭락 때보다는 강한 모멘텀과 펀더멘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은 곧 한계가 올 것이며 NFT나 디파이 또한 그 기술적 완성도에 있어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무수히 많다. 유명인들의 발언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닌 조금 더 이성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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