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1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유가가 지난주 OPEC+의 영향으로 시작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에 대한 피습 시도에 따른 일시적인 상승을 제외하면 실제 상승폭은 그렇게 크지 않다.
향후 몇 주간의 원유와 가솔린 가격에 영향을 끼칠 요소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1. OPEC+는 유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지난주 OPEC+ 회담은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낳았다. 증산하는 대신 4월까지 현재 수준의 감산을 유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여기 더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일일 100만 배럴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적어도 1개월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으로 유가가 반등하며 브렌트유가 5% 이상, WTI가 5% 상승했다. 하지만 트레이더들은 지금 가격을 새로운 하한가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로는 우선 평소 생산량에 비해 일일 800만 배럴 가량 낮은 현재 할당량을 유지하겠다는 OPEC+의 결정이 4월 말까지만 유지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OPEC+는 4월 초, 5월 할당량을 논의하기 위해 재차 회의를 개최한다.
OPEC과 OPEC+는 지금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을 기준으로 생산 정책을 정해왔다. 정기적으로 할당량을 조정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두 번째는 생산률과 공급률이 서로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조선 추적업체 2곳의 데이터에 의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2월 원유 수출량은 일일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발표했던 당시 예상했던 것에 비해 훨씬 소폭으로 감소했다. 월말이 되면서 수출량이 추가로 감소하기는 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는 재고를 판매하는 것으로 수출량을 유지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러시아가 4월 일일 130,000배럴의 증산 허가를 받아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이행률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러시아는 지금까지 꾸준히 할당량을 초과해온 전적이 있다.
러시아는 이번에도 할당량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베리아의 기후가 풀리는 봄과 여름에는 더욱 수월하게 산유량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2. 미국 가솔린 가격 상승, 얼마나 이어질까?
미국 가솔린 가격 상승이 전적으로 유가 상승으로 인한 것은 아니다. 지난달 텍사스를 덮친 한파로 미국 정유시설의 40% 가량의 가동이 중단되었으며, 아직 완전히 가동이 재개되지 않은 상태다.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에 의하면 텍사스와 걸프만을 포함한 PADD3 지역의 정유시설 가동률은 현재 평상시의 61%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2010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가솔린 재고 역시 5년 평균에 미달하며 2015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3월 가솔린 재고는 여름 운전 시즌을 대비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가솔린 재고가 평년에 비해 낮은 것은 원유가 정유시설이 아닌 저장고로 흘러가고 있으며, 정유시설 가동률도 낮기 때문이다.
지금 보이는 불균형은 정유시설들이 이번 달과 다음달에 걸쳐 여름 혼합물로의 교체를 완료하고, 가동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며 원유 재고가 감소함에 따라 완화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유시설이 과연 여름 운전 시즌의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의 여부다.
수요가 일일 800만에서 900만 배럴 수준에 머무른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여름철의 수요가 일일 1,000만 배럴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트레이더들은 가솔린 수출에도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내수보다 수출로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면 정유시설들은 수출에 더 비중을 두려 할 것이다. 이 경우 가솔린 가격은 더욱 상승하게 될 것이며, 바이든 행정부가 여기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3. 이란산 원유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중동 국가들이 공급을 제한하면서 인도와 중국은 보다 저렴한 원유를 찾아 이란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인도는 현재 할당량을 유지하겠다는 OPEC+의 결정에 실망을 표했다. 2020년에 저렴한 원유를 충분히 사들여 저장했던 만큼 유가 상승에 불만을 표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의 발언에 모욕감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인도 정부는 국영 정유시설들에 현재 사용 중인 아랍 원유 이외의 원유 사용 비중을 높이라는 지시를 내렸다.
로이터에 의하면 중국과 인도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늘릴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란의 국영 석유 기업인 NIOC(Iranian National Oil Company)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뒤 제재 철회를 기대하고 아시아 국가들에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2020년 12월부터 2021년 2월 말 사이 이란산 원유의 수입량을 2배 이상 늘렸다. 인도는 미국의 제재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으나, 정부 관계자들에 의하면 이르면 6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할 수 있다고 한다.
이란산 원유는 미국의 제재 여부와는 별개로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중국의 불법 수입량 증가나 인도의 불법 수입 개시 소식은 유가를 하락시키게 될 것이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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