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현지시간 목요일 채권시장에 경고 사격을 가했지만 장기물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는 최근의 채권 금리 상승이 “주목할 만한 것으로 내 관심을 끌었다”며,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협하는 시장의 무질서한 상황이나 금융여건의 지속적 긴축은 우려스러운 문제”라고 월스트리트저널 웨비나에서 말했다.
파월은 긍정적인 경기 전망에도 연준이 당분간 대규모 부양책을 거둬들일 생각이 없다며 초조한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우리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며, “여전히 우리 목표에 도달하기 까지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채권 금리 자체보다는 보다 광범위한 금융 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vercore ISI의 Krishna Guha 부회장은 “파월이 비둘기파적 입장을 유지했지만 채권금리 추가 상승을 막을 정도로 비둘기파적이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레이더들은 현재 연준이 2023년 1분기에 첫 25b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연준은 2023년 말까지 동결할 생각임을 시사해왔다.
채권시장 일촉즉발
올해 채권시장 혼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ING Groep은 장기물 채권 보유에 대한 투자자들의 태도가 신중해져 시장 약세 징후가 나타날 경우 갑작스런 매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추가 50bp 상승할 수 있다며, 연말까지 2%를 예상하는 BNP파리바 등 채권 약세론자에 합류했다.
ING의 Padhraic Garvey 등은 “채권 시장이 지난 주부터 일촉즉발 상태”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매도세 신호에 투자자들의 시장 탈출을 비난할 수 없다”고 투자자노트에서 지적했다.
ING에게 미국채 5년물은 향후 금리가 어디로 향할지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다. 미즈호 인터내셔널은 5년물 금리가 0.75%에 도달할 경우 금융여건의 긴축을 의미해 전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투기적 열풍이 식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BNP 파리바는 시장이 연준의 첫 금리 인상을 2022년 말로 가격에 반영하면서 10년물 금리가 연말 2%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연준이 비둘기파적 어조를 고수하겠지만 리스크 시나리오상 그같은 기조가 작동하지 못해 연준이 결국 월간 1200억 달러인 채권 매입 규모를 늘려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 급등
파월 연준의장이 최근의 채권시장 혼란을 잠재우는데 실패하면서 미국채 금리가 오르며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 역시 한때 0.7% 넘게 급등해 작년 12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인 시장 안정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서 파월은 채권 시장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대신 현상유지를 선택했다. BNY Mellon의 John Velis는 “연준이 채권 금리 상승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음으로써 파월은 기본적으로 채권 금리 상승에 청신호를 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상황이 달러를 사로잡아 금리 상승과 더불어 달러가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는 올해 들어 약 2% 올랐으며, 특히 지난 3주간 채권 금리와 함께 상승세를 연출했다. 달러 랠리에 올해 달러 매도 트레이드를 추천했던 대부분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이 허를 찔린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