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0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금의 매도세가 끝난 것일까?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으로 대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 진행이 예상되는 상황을 생각하면 답은 "그렇다,"가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 헤지에 익숙한 투자자들이라면 지난 2주간 일어난 움직임을 보고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다. 정치·경제적 위기 대부분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자산 중 하나인 금은 11월 중순 이후 최악의 2주를 겪으며 무려 3.5% 하락했다.
2개월 전 벌어졌던 하락세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이은 리스크 선호 분위기로 일어났다. 하지만 이번 매도세는 어째서 시작된 것인지도 알 수 없을 뿐더러, 얼마나 이어질지도 의문이다.
지난 2주간 금이 보인 약세는 대체로 10년물을 포함한 미국채 수익률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이 의회까지 입법부의 주도권을 모두 손에 넣으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추진하려는 정책 대부분을 통과시킬 수 있게 되었다.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10년물 채권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자산인 금은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다.
시장의 움직임은 아무리 바보처럼 보인다고 해도 설명과 정당화를 거쳐야 한다. 채권수익률도 마찬가지다.
추가 경기부양책이 경제와 고용시장을 되살리고 임금 인플레이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금리 인상 압박이 발생하고 있다. 이미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로서의 효과가 입증된 금이 아니라 채권수익률과 달러, 그리고 비트코인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할 수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의 수혜를 보게 된 것이다.
연준 인사들은 채권수익률이 거의 2배로 뛰었던 주에도 경제나 임금 인플레이션이 단기간 안에 부양책을 축소하거나 제로 수준의 금리를 인상해야 할 정도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채권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주장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외환 트레이더들은 연초부터 달러 과매도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에 들뜬 상태였다. 요는 금 상승론자들의 발목을 잡기에는 제각기 지나치게 만족한 상태였다는 의미다.
이 글의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6가지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기세가 꺾여 3일 연속 하락한 끝에 주간 저점 90.31을 기록한 상태다.
뉴욕 COMEX 금 선물은 온스당 $1,850을 넘어서며 약 1주 고점을 기록했다. 11월 저점인 약 $1,804까지 하락했던 것이 고작 월요일의 일이다. 당시 금 선물 거래량은 마틴 루터 킹 데이 휴일을 맞아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2주간의 참사를 겪기 전인 1월 1주차 금 선물 가격은 약 $1,963으로 8월에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2,090까지 $130 정도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콜카타 SK 딕싯 차팅의 기술적 금 애널리스트 수닐 쿠마르 딕싯은 금 선물은 지금 당장에라도 주요 지점인 $1,890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금 가격이 $1828-1838 위에 머무르기만 한다면 트레이더들은 4시간 차트의 200단위 단순이동평균선인 $1,870과 일간 차트상의 50일 단순이평선을 목표로 움직이려 할 것읻. 이 수준에서 충분한 거래량과 매수가 확보된다면 $1,890이 단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스토캐스틱 RSI는 일간 및 4시간 차트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2주간의 달러/금의 상황에서 바뀐 것은 사실상 없다. 경제를 부흥시키고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발언한 사람이 바이든 대통령이 재무장관으로 지목한 재닛 옐런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이 쥐고 있는, 채권 시장이 간절히 찾는 경제 회복의 열쇠에 대해서는 아래에 설명하겠다.
지금 당장 금이 현재 모멘텀을 유지하고 중장기적으로 $1,900대 이상을 노릴 수 있을지, 아니면 뒷전으로 밀려날지를 결정할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1. 미국 재정적자와 부채
알브라이트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빅터 데르구노프는 미국채 10년물의 수익률 1.1%는 미국이 연간 3,700억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한다.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28조 달러에 가까우며, 부채비율은 146%다.
트럼프 행정부가 작년 코로나19 부양책으로 3조 달러 이상을 지출한 지금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이미 4.5조 달러 가량이다.
국가부채가 30조 달러고 10년물 채권수익률이 2% 수준에 머무른다면 연간 상환 지급액은 약 6,600억 달러가 된다.
데르구노프가 지적했다시피 연간 재정적자는 국가부채를 점점 더 쌓아올릴 것이며, 채권수익률의 상승은 상환 지급액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수익률이 유의미하게 상승하거나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막대한 국가부채와 전반적인 부채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경제가 높은 수준은 고사하고 '정상화된' 성장률을 보일 가능성도 낮다.”
“이 부채는 놀라울 정도로 높으며, 이 어마어마한 부채가 지속적으로 상환되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 화폐 공급 M2
M2는 M1에 근사통화를 더한 통화 공급을 측정하는 지표다. M1에는 현금과 당좌예금이 포함되며, 근사통화는 저축성 예금과 금리 연동 채권, 뮤추얼 펀드, 그리고 정기 예금 등을 포함한다. 이런 자산들은 M1보다 유동성이 낮으며 가치 교환 수단으로는 적합하지 않으나, 빠르게 현금이나 당좌예금으로 바꿀 수 있다.
미국은 통화 완화 사이클의 초기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M2가 대폭 증가하면서 2008/2009년 당시의 금융 위기를 부활시킬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명목화폐 체제가 희석되면 인플레이션 상승은 거의 확정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금 가격은 장기적으로 통화 기반 확장과 깊은 연관이 있다. 지난 2주 사이의 하락과 단기적인 전환을 고려한다 해도 금 가격이 단기간 안에 상승할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3. 경제 회복, 바이러스와 고용 시장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여러 방향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들을 내놓았다. 우선 코로나19 사태 반등을 부정했으며, 그러면서도 "미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받아들일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며 "조만간 호황기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제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 수 있을지를 알아내지 못하고 혼란에 빠졌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다음주에는 백신이 동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플로리다주 탤러해시는 론 드산티스 주지사의 명령에 따라 백신 접종을 단계별로 나누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3월이면 영국에서 발견된 변종 바이러스 B.1.1.7.가 주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3분기에 보인 반등세와는 별개로 미국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태다. 코로나19 입원자와 사망자는 꾸준히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020년 1월부터 지금까지 미국 내 확진자는 2,300만 명을 넘으며 사망자 역시 40만 명을 돌파했다.
고용 측면의 경우 코로나19 봉쇄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2020년 3월과 4월 사이에만 2,100만 명 이상의 실직자가 발생했다. 5월과 6월에는 각각 250만 곳과 480만 곳의 일자리가 발생했으나 이 회복세도 곧 둔화되었다. 9월과 10월 새로 발생한 일자리는 월간 70만 건에도 미치지 못하며 11월에는 245,000건에 그쳤다. 심지어 12월에는 4월 이래 처음으로 14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지경까지 갔다.
고용시장의 약세는 2021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1월 9일로 끝난 주 실업수당을 청구한 미국인은 전주 대비 23% 증가한 965,000명으로 약 5개월 고점이다.
파월은 실업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으며 고용시장이 "매우 처진" 상황이고, 급여 압박이 인플레이션을 끌어내거나 상승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세계적인 수요 부족을 감안해야 한다. 수많은 선진 경제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으며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 한동안은 이 상황이 이어질 것이며, 미국 경제는 세계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는 문제가 될 것이다."
4. 재닛 옐런
뉴욕 거래 플랫폼 OANDA의 아태지역 리서치 담당자인 제프 할리는 수요일 아침 브리핑에서 세기의 팬데믹에 타격을 입은 경제를 회복시킨다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추가 부채를 부담할 수 있다는 재닛 옐런의 발언으로 월스트리트가 채권 매입을 재개하고 달러를 팔며 금을 상승시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옐런은 화요일의 재무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놀라울 정도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설득력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향후 최소 4년에 걸친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과 지출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점에는 부정의 여지가 없다. 전 연준 의장이기도 한 재닛 옐런은 수십년에 걸쳐 경제 정책 경험을 쌓아왔으며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과 국제 금융 담당자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옐런을 재무장관으로 들여야 할 이유는 그 외에도 있다. 민주당이 상원의 주도권을 쥔 것은 사실이나 의석은 그렇게까지 차이가 나지 않으며, 경기부양책 추진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부양안은 미국 정부 예산의 일부이며, 100석 중 67석에 달하는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최소 60표를 얻어내야만 하는 소위 "조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50석의 상원 의석을 확보하고 있으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결정표를 쥐고 있다.
이 "조정"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쉽게 상원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공화당의 재정적 매파인 미치 매코널이 상원 원내 총무로 돌아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옐런이 재무장관으로 인준되어 도움을 준다면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가 양당적인 합의를 얻어낸 중간 규모의 부양책을 꾸준히 통과시켜 바이든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할리는 옐런이 화요일, 바이든이 제시한 1.9조 달러 규모의 첫 경기부양책을 지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모두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바라고 있으며, 옐런은 1.9조에 달하는 이유를 내놓았다.”
옐런은 실제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은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의 지출은 그보다 훨씬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며, 오래도록 고통받은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다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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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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