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치러진 미국 상원 조지아주 보궐선거는 민주당이 2석 모두를 차지하는 것으로 끝냈다. 이로써 민주당은 10년 만에 블루웨이브를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파란색은 미국 민주당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민주당의 푸른 깃발이 상원과 하원, 그리고 백악관까지 모두 차지하게 된 것이다.
금융시장은 민주당의 블루웨이브 소식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1월 6일 미국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섹터는 에너지와 금융 업종이다. 대표적 에너지 ETF인 Energy Select Sector SPDR Fund(XLE)는 4.2% 상승했으며 금융섹터 ETF인 Financial Select Sector SPDR Fund(XLF)는 하루 만에 4.6% 상승했다.
에너지 섹터는 바이든 정권하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그 의미는 진중하게 살펴봐야한다. 과거 에너지 섹터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국제유가에 민감한 전통 에너지 산업을 의미했었다. 하지만 최근 각광받는 에너지는 원유, 천연가스 등 탄소에너지를 말하는 것이 아닌 바로 태양광, 풍력, 전기 등 저탄소 에너지, 즉 클린에너지가 주인공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해 1년 동안 미국 ETF시장에서 가장 상승폭이 컸던 종목은 태양광 ETF인 Invesco Solar ETF(TAN)이다. TAN의 연간 수익률은 무려 219.6% 였다. 이외에도 지난 해 수익률 최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클린에너지 ETF였다. 전통 인프라 산업을 중요시했던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민주당의 바이든 정권은 클린에너지를 육성하기로 했지만 엄밀히 말해 저탄소 정책은 비단 미국만이 아닌 전세계적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일명 착한 투자라 불리는 ESG투자가 최근 급격하게 확대되는 것도 일정 부분 이러한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클린에너지 섹터에서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TAN외에도,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ICLN), Invesco WilderHill Clean Energy ETF(PBW), First Trust NASDAQ Clean Edge Green Energy Index Fund(QCLN) 등이 있다.
금융섹터의 상승 역시 시장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의 결과이다. 예금과 대출의 이자마진이 수익의 원천인 금융산업은 구조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종류의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금리하락은 금융업에 불리한 조건이고 반대로 금리상승은 금융산업에 우호적 환경으로 작용하게 된다. 민주당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대대적 규모의 재정정책은 국채발행을 통해 재원을 조달한다는 점에서 시장금리 상승을 피할 수 없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금리는 1월 6일 블루웨이브를 확인하자마자 급등해 1.2%까지 상승했다.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향후 실제 재정정책이 집행되고 경기개선이 현실화된다면 물가상승과 더불어 금리 역시 추가상승할 개연성이 크다. 이제 갓 시작된 블루웨이브 하에서 금융섹터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주요 금융섹터 ETF로는 앞서 말한 XLF외에 Vanguard Financial ETF(VFH), SPDR S&P Bank ETF(KBE) 등이 있다.
그럼 반대로 블루웨이브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섹터는 어느 쪽일까? 지금까지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아왔던 대형 IT기업들이 큰 부담을 받게 될 것이다. 바이든 당선자는 대통령 후보 시절 거대 공룡이 되어버린 대형 IT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을 천명해 왔었다. 구체적으로는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하고 거대 IT기업들에게 반독점 규제를 적용하며 궁극적으로는 마치 100년 전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을 분해한 것처럼 IT 빅4의 해체를 추진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강력한 규제가 현실화될지는 미지수이다. 아무튼 IT섹터에 부정적 기류가 생성되고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대표적 IT섹터 ETF인 Vanguard Information Technology ETF(VGT), Technology Select Sector SPDR Fund(XLK) 등은 당분간 피할 것을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