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7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유명 기구 두 곳이 금년부터 2021년까지의 원유 수요 전망을 조정해 발표했다. OPEC과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의 수요 전망은 양쪽 모두 하향되었다.
두 기구는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와 경제 봉쇄를 전망 하향 이유로 들었으나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는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개시되었다는 소식에 상승해 수요일 낮 브렌트유가 배럴당 $51를, WTI가 약 $48를 기록했다.
OPEC의 새로운 수요 전망이 공개된 것은 2020년 12월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를 통해서다. 2021년 원유 수요는 당초 예상보다 일일 35만 배럴 낮은 590만 배럴 증가할 전망이다.
2021년 1월 4일의 장관급 회의를 앞둔 OPEC+에게는 난감한 상황이다. 낮은 수요 전망과 유가 상승은 정책 결정에 어려움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
OPEC의 월간 보고서는 실무 그룹들이 작성하는 것으로, 에너지 장관들의 정치·외교적 바람과는 개별적인 사안이다. 하지만 그 전문가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OPEC 회원국들이니 정치적인 요소가 기술적인 측면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OPEC+가 2021년 1월부터 일일 50만 배럴의 증산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직후 수요 전망이 하향되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장관들이 잘못된 정책을 선택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OPEC 의장은 이번 발표를 기회로 OPEC+가 2월 이후 산유량을 증가시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시사했다. 현재 의장국인 알제리의 압델마지드 아타르 에너지 장관은 "유가가 상승하고 긍정적인 신호들이 확인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이르면 4월 안으로 일일 200만 배럴을 기록할 수 있겠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2021년 1분기에는 증산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보고서를 근거로 삼아 1월 4일에 열릴 회의에서 2월 중 일일 50만 배럴의 추가적인 증산을 진행하자는 의견에 반대하려 할 것이다. 주된 화두는 원유 재고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 될듯하다.
하지만 추가 매도세가 일어나지 않고 금년 남은 기간 동안 유가가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면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가 강경하게 일일 50만 배럴의 추가 증산을 주장할 것이다. 중국과 인도의 강한 수요가 유럽과 미국의 수요 약세를 상쇄하고 있다는 주장이 근거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원유시장은 이미 제트연료와 가솔린 수요 약세 전망에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으며, 수요 예상과는 맞지 않더라도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장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다.
전망과 유가가 서로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지금, 1월 4일의 회의는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를 위시해 어떤 가격으로든 최대한 매출을 내기 위해 증산을 바라는 국가들과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유가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감산을 진행해야 한다는 국가들 사이의 치열한 접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유가가 공급이나 수요 전망과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면, OPEC+의 에너지 장관들에게 증산을 막을 타당한 이유가 있을까?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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