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ndy Hecht
(2020년 5월 26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원유시장은 복잡한 퍼즐과도 같다. 한 조각만 봐서는 전체를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조각을 모으면 앞으로 유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대한 단서를 얻어낼 수 있다.
대표적인 원유 선물 2가지의 가격 차이도 이런 퍼즐 조각 중 하나다.
WTI 선물은 CME 그룹의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브렌트유는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ntercontinental Exchange, NYSE:ICE)에서 거래된다. 세계 약 3분의 2가 브렌트유를, 나머지 3분의 1이 WTI를 기준으로 삼아 생산과 소비 요구를 나타낸다.
브렌트유-WTI 스프레드는 때로 매우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최근 몇 주 사이 브렌트유 프리미엄이 꾸준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 것은 원유시장의 수급 펀더멘털에 있어 중요한 신호이며 새로운 역학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USO(United States Oil Fund, NYSE:USO)와 BNO(United States Brent Oil Fund, NYSE:BNO)는 WTI와 브렌트유 선물 시장의 단기 가격 움직임을 따른다.
지역, 품질, 그리고 정치적 리스크 스프레드
브렌트유 벤치마크는 유럽 북해(North Sea, NYSE:SE)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의 가격을 반영한다. 유럽과 아프리카, 러시아, 그리고 중동에서 사용하는 가격 기구이기도 하다. WTI는 북미산 원유로, 둘 사이의 가치 차이는 생산지에 따라 발생하는 스프레드다.
WTI는 브렌트유에 비해 유황 함량이 적고 경질이다.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게 쓰이는 원유 상품인 가솔린 생산에 선호되는 종류이기도 하다. 브렌트유는 난방유와 제트 및 디젤 등 각종 연료 생산에 쓰인다. 유황과 비중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브렌트유-WTI는 품질 스프레드가 된다.
세계 원유 매장량의 반절 가량은 정치적 분쟁이 심각한 지역인 중동에 묻혀있다. 북미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역인 만큼 브렌트유-WTI 스프레드는 중동의 정치적 리스크 수준을 나타내기도 한다. 원유시장의 수급 펀더멘털을 모니터링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도구인 것이다.
브렌트유 프리미엄은 유가와 함께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WTI/브렌트유 주간 차트 WTI/브렌트유 주간 차트](https://d1-invdn-com.akamaized.net/content/5fa4a436f3e98eab3b6dad002ba83071.png)
(출처: CQG)
주간 차트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에서 충돌을 일으켰던 1월 초순,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71.99를 기록하고 WTI가 $65.65를 기록하며 브렌트유 프리미엄이 $6.67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WTI 최근월물인 5월 선물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하면서 원유시장에 대혼란을 일으킨 4월에는 연간 고점인 배럴당 $11.52까지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바다에서 생산하는 반면 WTI는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NYMEX 만기 선물 인도지를 중심으로 한 내륙 지역에서 생산된다. WTI가 마이너스 영역까지 하락한 것은 저장 공간의 부족 탓이다. 스프레드의 움직임은 단기적인 것에 그쳤으며, 프리미엄은 4월 말부터 서서히 줄어들었다.
미국 산유량 감소로 스프레드 축소
5월 22일 금요일의 브렌트유 프리미엄은 배럴당 $1.90을 밑도는 모습을 보였다. WTI와 브렌트 선물은 4월부터 회복세를 보였으나 둘 사이의 가격차는 감소했다.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던 WTI는 배럴당 $33.25로 지난주 거래를 마감했으며, 브렌트유는 $16에서 $35 이상까지 상승했다.
가솔린은 가장 널리 쓰이는 원유 상품이며, 그 생산량 감소는 지난 몇 주에 걸친 브렌트유 프리미엄의 하락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베이커휴즈는 5월 22일, 시추공 수가 21개 감소해 23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시기 가동 중인 시추공 수는 797였다. 3월 중순 사상 최고치인 일일 1,310만 배럴을 기록했던 미국 산유량은 5월 15일을 기준으로 1,150만 배럴까지 하락했다. API와 EIA는 미국 원유 재고가 각각 480만 배럴과 50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산유량 감소 역시 브렌트유 프리미엄 하락에 일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WTI 프리미엄 발생 가능성
미국 에너지 생산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에도 부채에 시달리며 재정적 난관을 겪고 있었다. 수요 붕괴와 신용 경색으로 많은 업체들이 무너져내렸으며 앞으로도 수많은 한계 생산자들이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지난주 유가는 $33을 돌파했으나 여전히 생산비와 비등하거나 그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근 브렌트유-WTI 스프레드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미국 산유량은 감소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NYSE:GS)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미국 셰일유 생산이 제한되면서 원유시장의 주도권이 다시 OPEC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산을 반영한 새로운 국면은 유가가 천정을 치고 7년이 지난 뒤인 2021년에 찾아오게 될 것이다. 1980년에 최고조에 달한 유가가 7년 뒤인 1987년에 보였던 것과 같은 모습이다,"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WTI가 브렌트유 대비 프리미엄을 갖추고 거래되었다.
브렌트유 프리미엄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생산과 정유, 혹은 수송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일 것이다. 시장이 미국의 산유량 감소를 반영하면 원유의 정치적인 성질로 인해 변동성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 지정학적 지표로서의 브렌트유-WTI 스프레드의 역할도 훨씬 중대한 것이 될 수 있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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