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9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WTI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렌트유가 머무르고 있는 배럴당 $30 수준으로 복귀했다. 이번 주말부터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 그 첫 번째 스트레스 테스트가 될 것이다.
1971년, 미국 전몰장병을 기리기 위한 연방 공휴일로 지정된 메모리얼 데이는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미국 전역에서 가족 모임과 바비큐 파티, 각종 퍼레이드가 치러지고 수영장과 해변을 찾는 이들도 생긴다. 연중 어느 때보다도 장거리 자동차 여행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금년 메모리얼 데이 원유 수요 둔화 예상
하지만 올해 메모리얼 데이는 평년에 비해 훨씬 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50개 주 대부분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기는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매년 여름철 원유 수요의 지표 역할을 했던 미국 자동차 협회(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의 연례 메모리얼 데이 여행 설문조사 역시 올해에는 공개되지 않는다.
AAA는 이번 월요일, 블로그를 통해 "전망 구성에 필요한 경제 데이터들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금년에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메모리얼 데이 여행 전망을 발표하지 않을 예정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2000년부터 꾸준히 이어온 메모리얼 데이 여행 전망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현재 AAA는 다음과 같은 예상을 내놓은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히 진행 중이니 이번 연휴 여행량은 사상 최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수요를 앞질렀을까?
새삼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원유 수요는 "회복세"에 들어섰으며 WTI 가격도 3주 전 저점에 비해 200% 이상 상승했지만, 그 사이 발생했던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다.
AAA에 의하면 작년 메모리얼 데이 여행객은 4,3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2005년을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가장 여행객이 적었던 것은 금융위기가 해를 넘기며 대침체로 이어졌던 2009년의 일로, 당시 여행에 나섰던 인원은 3,100만 명에 그쳤다.
AAA의 연례 설문에는 비행기와 기차, 유람선 등 다양한 교통편이 모두 포함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차량이다.
월요일 반등을 주도한 원유 상승론자들을 포함해, WTI가 배럴당 $30이라는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기울이던 이들은 AAA의 메모리얼 데이 전망의 부재가 아쉬울 것이다. 설문 결과는 지금까지 초여름 가슬린 수요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의 역할을 해왔다. 올해와 같은 상황에서는 그런 데이터의 중요도가 특히 높았을 것이다.
상승하는 것은 가솔린 수요뿐
어째서일까? 지금 시장에 나온 연료 상품들 중 원유 반등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가솔린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미국 50개 주 대부분이 경제 활동을 재개했지만 트럭 운송량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재택근무가 이어지면서 대중교통 이용률도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비필수적 항공편은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그나마 유의미한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운전 뿐이다.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의 주간 재고 데이터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가솔린 재고다. 가솔린은 5월 8일까지 총 5주 동안 1,100만 배럴 이상의 재고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500만 배럴 가량의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디젤을 포함한 디스틸레이트 재고는 5월 8일까지의 3주 동안 1,800만 배럴 증가했다.
물론 AAA가 2020년 메모리얼 데이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시장이 연휴 여행에 대해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이번 수요일에는 EIA가 지난주 가솔린과 원유, 디젤 재고를 발표할 것이다. 이 데이터로 정유 업체들이 메모리얼 데이를 앞두고 어느 정도의 자동차 연료를 생산했는지, 그리고 가솔린 수요는 어느 수준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주 재고 데이터는 5월 28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은 정유업체들이 어느 정도의 수요를 예상하고 가솔린을 생산했는지와 주말 여행을 대비한 주유량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메모리얼 데이 연휴인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의 수요에 대한 직접적인 데이터는 6월 3일에 발표된다.
가스버디, 이번 여름 여행은 44% 감소할 것
AAA와 마찬가지로 미국 내 가솔린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가스버디닷컴(GasBuddy.com) 역시 여름 여행과 관련된 예상을 제시했다.
가스버디가 사용자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5월 25일의 메모리얼 데이부터 9월 7일 노동절 사이 기간의 여행이 44%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블로그에는 "물론 올해 여름 여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모두 코로나19의 탓이다,"라는 글을 작성했다.
“코로나19가 여행 계획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다는 답변은 72%였다: 여행 횟수를 줄였다는 답변이 48%, 항공편 이용이 필요한 여행을 취소했다는 답변은 36%, 그리고 여행을 단축했다는 답변이 24%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연간 여름 여행 설문 조사 답변자의 31%가 적어도 한 번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했다는 점이다.
낮은 가솔린 가격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내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갤런당 $1 이상 낮은 수준이다. 가솔린 가격 하락이 여행 결정에 영향을 주었다는 응답은 36%로, 전년도에 기록했던 6%나 2018년 기록인 5%에 비해 크게 높다.
AAA는 낮은 가솔린 가격과 관련된 지적에 동의하며 "휘발유 가격이 하락 압박을 받는 추세는 겨울 운전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했다.
실업률, 원유 회복세에 악영향 줄 것
하지만 낮은 가격만으로는 가솔린 소비를 이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석유지질학자에서 애널리스트로 전향한 뒤 약 40년에 달하는 경력을 쌓은 아트 버만(Art Berman)은 지금까지 확인된 수요 증가폭은 과거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5월 첫 주 수요 상승폭은 일일 400만 배럴 내지는 20%로, 5년 평균에 비해 낮다.
버만은 "이는 경제 회복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말한다.
“공식적인 실업률은 15%지만, 구직 활동에 나서지 않았다거나 단순히 아직 신고하지 않은 인원을 포함한다면 실제로는 20%에 가까울 것이다. 경제 활동이 공식적으로는 재개된 상황이지만 실업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현재 경제는 80%만 가동 중이며, 연말이 되면 이것도 낙관적인 수준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또한 원유 반등에 대해 보다 깊이 파고들면서 시장이 $33의 유가를 반기는 현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상승폭의 35%는 기존에 약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던 트레이더들의 쇼트 커버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버만은 "WTI가 $33을 기록한 것을 반기는 이유는 4월 전반부의 평균 선물 가격인 $11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다이아몬드백(Diamondback, NASDAQ:FANG)과 콘초(Concho, NYSE:CXO), 그리고 파이어니어(Pioneer, NYSE:PXD) 등 미국 주요 셰일 업체들의 평균적인 손익분기점은 여전히 배럴당 $60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33의 유가에 열광하고 있다면 이 사실을 다시 떠올려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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