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8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논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팔라듐은 주식이나 원유, 중국과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련된 리스크를 품은 다른 자산들과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이어갔어야 했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시장이 언제나 논리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4일 연속 약 9%의 손실을 입었던 팔라듐은 화요일 아시아 시장에서 상승세를 되찾았다. 팔라듐은 휘발유나 가솔린 차량의 배기가스 정화장치 촉매제로 쓰인다.
이날 기록한 상승폭은 1% 가량이다. 완전히 고갈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부족한 공급에 대한 우려에 사로잡힌 투자자들 덕분에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던 상품의 움직임치고는 상대적으로 얌전한 편이다.
하지만 자세한 상황이야 어찌 되었든, 화요일의 반등세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한국 증시는 아시아 시장 전반의 하락세 속에 3% 이상 떨어졌으며, 바로 전날에는 월스트리트가 10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팔라듐의 다음 움직임은?
독립 투자상담사 아르카디우스 시에론(Arkadiusz Sieron)은 귀금속 국제시세 사이트인 킷코(Kitco)를 통해 "또 다른 고점을 기록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팔라듐의 다음 행보는 어디일까?" 팔라듐은 2020년이 시작된지 채 4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귀금속 시장의 가장 큰 경쟁자인 금보다 4배 넘는 수익을 올렸다. 월말을 앞둔 지금 팔라듐 현물의 월간 상승폭은 20%, 선물은 16%에 달한다.
2019년에는 현물이 48%, 선물이 55% 상승하며 다른 주요 상품들을 모두 앞질렀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월요일, 팔라듐이 하락세를 보이기 전 $3,500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작년 종가에 비해 85% 높은 수준이며 현재가에 비해서는 50% 이상 높다. 물론 2009년부터 기록한 경이로운 상승폭 1,500%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타당한 근거가 있는 상승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팔라듐 가격을 지금 수준까지 밀어올린 가격 상승 압박에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최대 생산 지역인 남아프리카와 러시아는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팔라듐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은 매우 적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디젤 차량의 촉매 변환 장치와 배기가스 정화에 쓰이는 백금을 대체재로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생산 공장의 설비를 교체하는 비용이 오히려 더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 상황에서도 팔라듐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일 것이다.
여기에는 펀더멘털한 근거가 있다. 연이어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공급 부족 사태와 마찬가지로, 이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자동차 산업이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으로 둔화되면서 수요 공백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세계의 30% 가량에 달하며, 유럽연합은 물론 일본과 미국을 합친 것보다 높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 업체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중국 내 생산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내 차량 생산 중단
CNBC의 월요일 보도에 의하면 우한 주변 지역의 직원 철수에 나선 자동차 생산업체에는 혼다(Honda Motor, NYSE:HMC)와 푸조시트로앵 그룹(PSA Group, PA:PEUP, OTC:PUGOY) 등의 대기업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우한은 인구 1,100만 규모의 도시이자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병지다. 중국 내 공장들은 지난 주말 구정을 맞아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했으며, 주중에 정상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CNBC에 의하면 중국에 진출한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가동중단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팔라듐 상승론자들도 논리적인 상황 판단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팔라듐 수요는 어디에?
논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자동차 생산이 중단된다면 팔라듐 수요는 감소하거나 최소한 완화되어야 할 것이다. 몇 달 내내 시장을 괴롭힌 공급 부족 또한 완화될 것이라는 뜻이다. 공장 가동 중단이 아직 원자재 수요를 낮출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팔라듐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어디까지나 예상이며, 강세 포지션을 유지하고 새로운 고점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원유 수요 우려가 고작 일주일 사이에 유가를 10% 끌어내릴 수 있다면,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국의 생산 둔화 우려가 팔라듐 반등세를 꺾을 수도 있는 일이 아닐까?
펀더멘털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자동차 산업의 수요 증가 예상에 기대 상승했던 팔라듐은 다시 하락하는 것이 당연하다. 최소한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새로운 최고가를 기록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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