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2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천연가스 업계를 휩쓸고 지나간 쉐브론(Chevron Corp, NYSE:CVX)의 주중 발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표현에 딱 들어맞는다.
쉐브론은 셰일 유전의 가스 생산량이 매일같이 증가하고, 12월에도 여전히 9월 같은 날씨가 유지되며 난방 수요가 암울한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에서도 가스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은 트레이더들의 희망을 꺾어놓았다.
에너지 업계에서 몇 년 만에 보이는 대규모 감자(減資) 중의 하나를 발표한 쉐브론은 애팔래치아 광구의 가스전과 키티마트(Kitimat) 지역의 LNG를 포함해 100억에서 110억 달러에 상당하는 가스 관련 투자 자금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캐나다에서 LNG를 수입하기 위한 시설 계획 역시 가치를 하향할 예정이다.
![천연가스 주간 차트 천연가스 주간 차트](https://i-invdn-com.akamaized.net/akapi-images/173c0a06b5b05509802456272061736c.png)
셰일유 위해 천연가스 버리는 쉐브론
쉐브론 회장이자 CEO인 마이크 워스(Mike Wirth)는 이번 결정이 "가장 유리한 자산에 투자하는...최선의 자본 활용법"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자산에 천연가스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 명백하다. 하지만 가스 산업의 암울한 분위기를 예고하는 워스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수요일 뉴욕상업거래소(NYME) 헨리허브의 최근월물 천연가스 선물은 생각만큼 크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전 세션에서 3센트, 내지는 1.4%의 상승을 기록한 1월 인도 가스 선물은 거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mmBtu당 $2.26으로 장을 마감했다. 금요일에는 4개월 저점인 mmBtu당 $2.15를 기록했다.
출고량 상승 기대 속 가스시장에 큰 영향 끼치지 못한 소식
수요일 시장은 지난주 상대적으로 추웠던 날씨와 난방을 위한 가스 연소율 증가로 재고 감소폭이 760억 입방피트에 달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지지선을 찾았다.
이러한 기대의 결과는 오늘 10:30 AM ET에 있을 EIA의 가스 재고 데이터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예상대로 출고가 이루어졌을 경우 주간 재고 감소폭은 그 전주 기록한 190억 입방피트의 4배에 달한다.
지난주 기온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출고량 증가 예상이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난방도일 "평균에 근접"한 155 기록
일기예보에 따르면 지난주 난방도일(HDDs)은 155, 30년 평균은 162 HDDs다. 난방도일은 화씨 65도(섭씨 18도)에서 하루의 평균기온을 뺀 수치로, 가정과 사업장의 난방 수요를 측정할 때 쓰인다. 출고 예상과는 별개로, 쉐브론의 수요일 발표 이후 대량 매도 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매수 포지션을 취한 트레이더들이 장기적으로 가스 생산량을 줄일 수 있는 선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속이 시원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카고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Price Futures Group)의 필 플린(Phil Flynn)이 지적했다시피, 쉐브론의 결정은 "세계 최대 규모이자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는 원유 기업의 가치 재평가라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선택"이다. 플린은 또한 이 결정이 "글로벌 공급 과잉을 맞아 다른 기업들까지 공개적으로 가치를 재평가하게 강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워스가 가스 분야에서 투자를 축소한 만큼 셰일유 사업에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히기는 했으나, 쉐브론의 결정은 에너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화석연료의 장기적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천연가스,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약한 연결 고리
현재 천연가스는 에너지 투자 분야에서 가장 약한 연결 고리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몇 주 내내 계절에 맞지 않는 온후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천연가스 재고는 전년도에 비해 20% 가까이 높은 3조 5,150억 입방피트에 도달했다.
금년 무서운 기세로 기록을 경신한 가스 생산량은 2018년에 비해 10% 상승한 일일 평균 920억 입방피트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가스 리스크 자문업체 겔버 & 어소시에이트(Gelber & Associates)의 애널리스트 댄 마이어스(Dan Myers)는 금요일의 매도 뒤 가스 가격이 일부 하락했다고 해서 "겨울철 강세가 찾아올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어긋나는 일기예보로 포지션 결정 어려워져
천연가스의 약세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것은 일기예보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이 날씨에 대해 이렇게까지 의견 충돌을 일으키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그 결과 투자자와 트레이더, 그리고 헤드라인을 분석하는 알고리즘까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마이어스는 변덕스러운 12월 기후로 이번 주말에는 상대적으로 따스한 날씨가, 11일에서 15일 사이에는 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또한 이렇게 덧붙였다:
“동부를 덮친 추위와 폭풍으로 난방 수요가 상승하면서 트랜스코 존 (Transco Zone) 6 NY 와 그 외 북동부 허브의 가스 입고가 50% 감소했다.”
“하지만 이 단기적인 상승세와 그에 따라 선물 상품이 얻은 지지는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내일이 지나면 다음주 초 추위가 닥치기 전까지 수요가 다시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욕 에너지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Energy Management Institute)의 도미닉 처리첼라(Dominick Chirichella)는 12월 하반기 미국 지역 대부분의 날씨가 계절에 맞지 않게 따스할 것이며, 가스 난방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다음과 같이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 기온이 최근 예상과 일치한다면 평년에 비해 낮은 출고량과 넉넉한 공급이 유지될 것이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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