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1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이 시기에는 트레이더들이 원유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지켜봐야 하는 펀더멘털 중에서도 일기예보의 중요도가 높아진다. 멕시코 만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번 주 유가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 둘은 미국의 산유량과 미국 증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원유 재고가 810만 배럴 감소할 것이라는 API의 전망으로 수요일 아침 WTI와 브렌트유가 상승했다. 같은 날, EIA의 주간 발표로 원유 재고가 950만 배럴 감소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트레이더들은 이번 주와 다음주 동안 멕시코 만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시속 39마일의 풍속을 유지하게 되면 열대폭풍 배리(Barry)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될 대형 기상 시스템이 원유 생산과 정제, 미국으로의 수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과 유가 모두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만의 열대성 저기압은 현재 열대폭풍이 될 만큼의 힘을 얻었으며, 이번 주말에는 허리케인까지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수많은 대형 미국 정유 시설과 휴스턴-뉴올리언스 사이를 잇는 주요 항구들이 있는 곳이다. 이 해안선에는 미국 전체 정유 시설의 45% 이상이 자리잡고 있다. 홍수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2017년 허리케인 하비(Harvey)가 덮쳤을 때 홍수가 장기간에 걸쳐 정유와 운반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미 겪어본 바 있다.
멕시코 만의 특정 폭풍이 원유 산업과 유가에 정확히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겠지만, 트레이더들이 유심해서 지켜보아야 할 주요 이슈들을 소개한다:
1. 해양 석유 생산 중단
미국의 해양 석유 생산 중 3분의 1은 이미 이번 폭풍으로 인해 중단된 상태다. 해상 굴착은 미국 산유량의 16% 가량을 차지한다.
2. 정유 시설 가동 중단 및 피해
해당 지역의 정유 시설들은 폭풍과 그 뒤를 이을 홍수로 인해 단기 혹은 장기적으로 가동을 중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정유 시설인 아람코 소유의 모티바(Motiva)는 2017년의 허리케인 하비가 지나간 뒤 홍수 피해로 인해 2주간 가동을 전면 중단해야 했다. 당시 입은 피해가 복구되기까지는 몇 달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풍의 강우량을 최대 2피트로 예상하고 있다. 가솔린과 디스틸레이트 생산은 물론이고 미국의 원유 비축량 또한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정유 시설은 원유를 정제할 수 없지만 산유량에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 닥칠 경우, 미국의 원유 재고는 허리케인이 끝난 뒤로도 몇 주 내내 상승하게 될 것이다.
3. 수입과 수출 중단
홍수 혹은 다른 폭풍 피해로 항구와 송유관이 폐쇄될 경우에도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평소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원유 수출은 현재 세계 원유 트레이드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산 원유 수출은 휴스턴의 갤버스턴(Galveston)과 루이지애나 연안 원유항(Louisiana Offshore Oil Port, LOOP)을 통해 이루어진다. 악천후에는 원유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중단될 수 있으며, 폭풍이 끝난 뒤에도 홍수로 인해 항구가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 심각한 홍수가 일어난다면 미국 원유 수출이 일시적으로 급감해 폭풍 뒤 주간 및 월간 데이터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트레이더들과 시장 분석가들은 5월에서 11월까지 이어지며 8월과 10월 사이 최고조에 도달하는 미국의 허리케인 시즌 내내 이러한 이슈들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모든 허리케인은 제각기 다르다. 경로, 풍력, 속도와 강우량이 지역마다 다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허리케인으로 인해 장기간 동안 해상 굴착이 중단되고 항구가 폐쇄되어도 정유 시설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산유량 감소와 수출 감소가 서로를 상쇄하며 원유 재고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이번 허리케인 시즌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간다 해도 시장의 격동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