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7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큰 폭의 유조선 보험료 인상, 약한 원유 수요, OPEC 회담 연기와 연준 금리인하 가능성 상승까지: 원유 트레이더들은 눈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물론 원유 트레이딩이 쉬웠던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거시적 상황과 미시적 상황 사이의 균형을 찾고, 일정 이상의 확신을 가지고 가격과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예측 가능성은 존재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점점 더 드물어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원유 수송 경로 중 한 곳에서 유조선이 피습당한 뒤로, 원유의 반등은 점점 힘겨워지는 중이다.
하늘로 치솟는 유류화물 보험료
목요일 오만만에서 일어난 피습 사건 이후로 상승한 것은 단 하나, 유조선의 보험료 뿐이다. S&P 글로벌 플랏츠(S&P Global Platts)는 화물 가격의 최대 0.02%를 요구하던 유류화물 보험사들이 최대 0.4%를 요구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중 어느 정도가 유가에 영향을 주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월요일 아시아 시장의 WTI와 브렌트유는 미미한 상승폭만을 보였다.
이번 주 원유 포지션 가이던스를 구하는 시장 중립형 투자자들에게 가장 애매모호한 신호를 보낸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 칼리드 알팔리다. 알팔리는 주말 중 테러 활동과 공급 중단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세계는 원유로 포화 상태라고 발언했다.
이로도 모자라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이기까지 했다:
"나는 국제 사회가 힘을 합쳐 올바른 선택을 내리고, 안전한 공급이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원유가 풍족한 세계?
OPEC의 실질적 수장인 알팔리의 발언을 가장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그가 유가를 지지해줄 것이라 믿는 원유 상승론자들이다. 실제 원유 공급 상황은 OPEC 감산 협의 연장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해도, 그가 "풍족한"이라거나 "안전한" 등의 수식어를 사용할 때마다 유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이 오게 된다.
알팔리는 또한 일부 트레이더들의 우려대로 6월 25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OPEC 회담이 러시아의 의향에 따라 7월로 연기되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있어 OPEC 외부의 최대 동맹국이다. OPEC의 회의가 연기되면 연기될수록, 알팔리가 말했던 "풍족한" 원유 공급을 상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할 감산이 OPEC 회원국과 협력국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심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IEA, 공급 축소에 반격?
파리에 위치한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의 사무총장 파티 비롤(Fatih Birol) 역시 국제 원유 공급 상황에 한몫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비롤은 알팔리 장관이 참가한 G20 정상회담에서 IEA는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롤 사무총장의 역할은 서방 원유 소비국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다. IEA가 원유 하락론자처럼 들리는 입장을 펼치는 것은 이 역할에 따라 OPEC의 반대편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IEA 협정에 따르면 각 회원국은 최소 90일분의 총 수입량과 맞먹는 원유를 비축해야 한다. 극심한 수준의 원유 공급 비상 사태가 일어난다면 IEA 회원국은 이 비축유를 시장에 공동 방출할 수 있다. 가장 훌륭한 예시로는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를 들 수 있다.
IEA는 금요일, 국제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 이하의 전망을 발표했다. 만약 IEA가 추가적인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나선다면, 화물 보험료의 움직임과는 별개로 원유 반등이 연장될 가능성이 제한되게 될 것이다.
금의 앞길 밝아
지금 당장 펀더멘털 전망이 밝은 유일한 상품은 금일 것이다. 연준 금리인하 예상 속에서 금이 이번 주 안으로 $1,400의 상향 돌파를 시험할 것은 거의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금괴로 거래되는 금 현물과 금 선물은 지난주 $1,350의 저항선을 돌파했다. 금괴의 가격은 14개월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준의 완화는 달러를 크게 압박하는 동시에 금과 같은 대체재를 상승시킬 것이다.
CNBC는 지난 금요일, 연준은 수요일에 발표할 6월 성명에서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휘청이는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인내심"이라는 표현을 제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