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0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예상했던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시장 수요를 넘어서는 양의 원유를 생산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유가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두 국가가 일요일, 제다(Jeddah)에서 열린 OPEC 회담에서 협의한 것보다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은 이란의 다음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인프라 사보타지 혐의에서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세계 원유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이르기까지, 이란이 현재 마주하고 있는 난관들에 어떻게 대응할지 파악하는 것은 시장에 그만큼의 유리함을 안겨줄 수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시장에서 이란산 원유를 밀어내기 위해 미국과 공모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대한 보복이 이루어질지, 이루어진다면 어떤 방식이 될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립으로 새로운 걸프 전쟁에 대한 우려가 퍼지면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 지정학적 상황은 원유시장에 전에 없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원유 상승론자들에게는 여전히 문제가 하나 남아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되고 있으며, 그 여파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격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대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란 측은 지난주 일어났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시설 2곳에 대한 드론 공격을 지휘했다는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이번 피습 사건을 일으킨 후티 반군은 이란 정부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주초, 자국 유조선이 걸프 지역에서 피습당했다고 발표하며 이 사건의 배후에도 이란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드러냈다.
로이터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유조선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노르웨이 보험협회의 결론을 보도했다. 노르웨이 선주 전쟁 리스크 상호보험조합은 피습당한 유조선 인근의 수상함이 30에서 50kg의 접촉식 폭발물을 실은 수중드론을 사출한 것이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제다 회담, 예상대로의 전개에도 유가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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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트레이더들은 주말 중 OPEC이 보인 태도를 감산 연장 신호로 받아들였으며, 월요일 개장 시점의 아시아 시장은 이를 충실하게 반영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오전 중 약 2% 상승하며 배럴당 $73.20를 넘겼다. WTI 선물은 1% 이상 상승해 배럴당 $63.75에 거래되었다.
하지만 가격이 뉴욕 세션 종료 시점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의 여부나 주중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가늠할 수 없었다.
일요일의 OPEC 회담 결과는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 칼리드 알팔리는 OPEC과 그 협력국이 원유 재고를 "완만히" 감소시키기로 동의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취약한" 시장의 수요에 대응해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해석하면 다음과 같은 뜻이다: 우리는 필요 이상의 원유를 생산할 생각이 없다; 오히려 우리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미국산 셰일유 덕분에 쌓인 재고를 떨어내기 위해 추가적인 감산을 진행하고 싶을 지경이다.
OPEC+ 모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협력국 위치를 맡고 있는 러시아의 에너지 장관 알렉산더 노박은 6개월 차에 접어든 감산의 종결을 논하기에는 "지나치게 이르다"고 말한다. 아랍에미리트의 에너지 장관인 수하일 알마즈루이는 OPEC의 역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갑작스럽게 상승해 2017년 9월 이래 최고 수치에 다다른 것을 감안한다면 감산 완화는 더더욱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제다 회담은 실제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자리가 아닌, 6월 25일 빈에서 열릴 OPEC 회담과 그 다음날의 OPEC+ 회담에 대한 준비 단계에 그칠 예정이었다.
이란은 일요일 회담 자리에서 그 외의 OPEC 국가들이 사우디-러시아-아랍에미리트의 대본을 달갑게 따르는 와중에도 침묵을 지켰다. 그 결과 루하니 정권이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대해서는 드러난 것이 없다.
베네수엘라 불만 제기
그렇다고 해서 제다 회담에서 충돌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이란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제재 하에 있는 베네수엘라의 석유부 장관 마누엘 퀘베도(Manuel Quevedo)는 회담이 시작되기 전, 베네수엘라의 경제와 원유산업이 미국의 경제·금융적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발언했다.
또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심각한 경제적 타격과 고통 속에 빠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제 원유 공급에 큰 장해를 준다."
$1,300선에서 물러난 금, 새로운 자리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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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은 금 역시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1년 이상 진행되며 국제 경제 성장에 지장을 주고 있는 무역전쟁에서 금과 달러 중 어느 쪽이 보다 안전한 피난처일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불확실한 미중 무역협상에서 달러 상승론자들이 금 애호자들보다 큰 수익을 거두면서 금요일 금 현물과 선물은 $1,300 수준을 벗어나 2주 저점까지 하락했다.
월요일 아시아 시장에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금 현물은 전주 가격에서 큰 변동을 보이지 못하며 $1,277을 가까스로 넘겼다.
금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다른 자산과는 다른 독특한 상황에 처해있다. 협상이 긍정적으로 전개되면 중국의 장신구와 그 외 금 관련 소비가 상승하며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에는 중국의 경제 성장 약화에 대한 안전 피난처라는 지위가 강화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달러가 금을 따라잡으며 무역전쟁의 안전 피난처로 자리잡고 있다. 주요 통화 6종류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금요일 2주 고점인 97.84까지 상승한 뒤, 월요일 거래에서 비슷한 수준인 97.82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