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의 최소 저항선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원유 하락론자라고 해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직 분명하지 않은 것은, 사우디의 감산 의지가 중국의 경제 약화와 그에 따른 국제 에너지 수요 하락을 마주하는 지금 상황에 상승장이 뒤집히지 않고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을지다.
상승론자들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에 "균형을 되찾겠다"고 나선 상황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사우디의 에너지 장관 칼리드 알파리(Khalid al-Falih)는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이 11월의 사상 최고인 일일 1,020만 배럴에서 일일 800,000만 배럴 줄었다고 밝혔다. 또한 2월에 해외로 수출할 원유는 1월의 일일 720만 배럴에서 100,000만 배럴 더 줄인 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60를 향한 반등의 2번째 단계에서 WTI는 배럴당 $55 선을 시험할 수 있다. 첫번째 단계는 신년에 들어선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은 시기, WTI의 금요일 종가가 크리스마스 이브의 18개월 저점인 $42.36에서 22% 이상 상승한 수준에 도달하며 달성되었다.
WTI가 $60 선에 도달하면 크리스마스 이브로부터 42% 상승
WTI 유가가 1월 말까지 $60 선에 도달한다는 것은 2018년의 저점으로부터 42% 상승했다는 뜻이 된다. 퍼센테이지 기준으로는 작년의 하락폭보다 크다. 대량 매도 사태가 3개월 이상 이어졌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1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안에 그 수준까지 회복하는 것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배럴당 $60에 도달한다 해도 2018년 고점으로부터의 손실 $37 중에서는 고작 $17을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반등이 얼마나 펀더멘털하게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 있다.
뉴욕 에너지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Energy Management Institute in New York)의 도미닉 처리첼라(Dominick Chirichella)는 주말, 일부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이 유가의 회복세에 대해 품고 있는 우려를 정리한 입장을 밝혔다:
“아직까지 국제 경기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은 상태다...세계 일부 지역이 지속 가능한 경기 둔화를 향해, 어쩌면 불경기 수준까지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안심할 수 없다.”
그리고 세계 그 어느 곳에도 1년 가까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전쟁으로 경제가 압박을 받은 중국처럼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줄 만한 곳은 없을 것이다.
중국 우려로 원유 수요 가라앉을 수도
WTI는 지난주, 최소 6개월 이상에 걸치는 기간 중 가장 큰 주간 수치인 8%에 가깝게 상승했다. 하지만 금요일 시장은 최근 미중 무역 협상이 긍정적 결과 없이 끝난 것 같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로 하락세로 마감했다.
협상에 참가했던 미국측 대표단에서는 중국과 이룬 합의는 그 어떤 것이든 확실한 "검증과 효과적인 집행"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중국측에서는 "양측" 모두 합의안을 지켜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수준이다. 3월 1일, 2조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대한 추가적인 관세가 부과되기까지 약 45일 가량 남은 시점이다.
무역 협상 타결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2019년의 중국 경제 성장은 1990년 이래 최악의 수준일 것이라는 우려가 남는다.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가 타격을 입는다면, 에너지 수요에 큰 영향이 오게 될 것이다.
중국을 제쳐두고라도, WTI 유가가 $50를 돌파하는 것은 미국의 셰일유 증산을 불러올 수 있다. 셰일유 생산량은 2018년 일일 2백만 배럴 이상씩 늘어 사상 최고인 일일 1,170만 배럴에 도달했다. JBC 에너지를 인용한 로이터의 지난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달 산유량은 "일일 1,200만 배럴보다 현저히 많은"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팔라듐이 금 제쳐
원유를 제외하고, 상품 시장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주, 온스당 $1,300 선을 돌파해 기록적인 고가를 달성하며 금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귀한 금속 자리를 차지한 자동차 촉매 금속인 팔라듐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제로 쓰이는 팔라듐이 반등을 시작한 것은 1년도 더 전인 2017년 10월이지만, 이 반등이 최고조를 찍은 것은 지난주 중국 정부가 자동차 소유권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발표한 이후다.
하지만 산업적인 수요는 이유의 일부에 불과하다.
텍사스의 딜런 게이지 메탈스(Dillon Gage Metals)의 부사장 월터 피호이치(Walter Pehowich)는 지금 팔라듐의 가격을 움직이는 가장 큰 원인은 "거래량이 적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발생하는 투기행위라고 주장했다.
피호이치는 시장에 얼마나 거품이 낀 상태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3월 인도 팔라듐 선물의 미청산계약잔고가 25,000건, 현물로는 250만 온스에 달하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창고에 있는 현물 재고는 44,000 온스에 불과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팔라듐 공급을 초과하는 투자자의 지나친 관심
피호이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3월 팔라듐 계약에 대한 최초인도통지일까지는 아직 6주 이상이 남아있다. 거래소는 지금까지 한 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계약건수를 훌륭하게 제한해왔고 별다른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지금처럼 팔라듐 가격이 높았던 적도 없다. 이렇게 많은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거래소가 잠재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몹시 흥미가 간다."
자문회사인 메탈스 포커스(Metals Focus)는 러시아와 남아프리카의 팔라듐 공급은 늘어나지 않고 있지만, 세계적인 수요는 작년 기준 기록적 수준인 850만 온스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의하면, 노릴스크 니켈(Norilsk Nickel PJSC)의 분석팀장이자 시장 개척자인 안톤 베를린(Anton Berlin)은 2020년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혹은 충전식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사용되는 팔라듐 수요는 2016년의 3배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JP 모건의 애널리스트들 역시, 2016년 3%에 불과하던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이 2025년에는 23%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피호이치는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려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