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3월06일 (로이터) - 호베르토 아제베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회원국들에게 "무역전쟁에서 첫 번째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글로벌 무역장벽 확대와 경기 침체를 촉발하는 실제 위험도 경고했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각국 WTO 대표들에게 "우리는 첫 번째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아직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WTO가 공개한 성명 복사본에 따르면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무역정책 조치에 대한 최근의 발표들에 비추어 볼 때 전 세계의 무역장벽 확대를 촉발하는 훨씬 더 실제적인 위험이 있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무역정책은 혼란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각국은 보복관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하며 맞섰고, 무역체제 그 자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평소에는 WTO 회원국들의 무역정책에 대한 발언에서 대단히 보수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교역 규칙의 수호자와 보호무역주의에 맞서는 보루 역할도 수행한다.
이날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한 침묵을 깨고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될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이 이날 성명에서 특정 국가를 거론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고의 목소리는 높았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무역전쟁의 길에 접어들면 그 방향을 되돌리기는 매우 어렵다"며 "눈에는 눈으로 맞서면 우리 모두 장님이 되며, 세계는 경기 침체에 빠진다"고 경고했다.
WTO 관리들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참석한 많은 외교관들이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28개 회원국들을 거느린 유럽연합(EU)을 포함한 11개국 대표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주 관세부과 예정 발표에 강력한 우려를 나타냈다.
EU는 물론 한국, 노르웨이, 일본, 중국, 멕시코, 호주, 브라질, 캐나다, 인도, 베네수엘라 등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대한 연쇄반응(도미노) 효과를 경고했다. 미국에게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WTO 관리들에 따르면 이날 참석한 미국 대표는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한 언급은 없이 원래 의제인 아르헨티나 장관회의 안건에 대해서만 거론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