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0월11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10일(현지시간) 2% 넘게 하락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허리케인 '마이클'에 따른 미국 멕시코만 생산차질 등의 상승 재료가 있었지만, 뉴욕증시 급락세에 발목을 잡혔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1.79달러, 2.4% 내린 배럴당 73.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1.91달러, 2.3% 하락한 배럴당 83.09달러로 끝냈다.
장 마감 후에도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나갔다.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는 소식 때문이다. 미국석유협회(API)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5일) 미국의 원유재고는 970만배럴 증가한 4억1070만배럴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262만배럴 증가를 예상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급락세를 보였다. S&P500지수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의 상승, 무역정책을 둘러싼 우려가 뉴욕증시내 매도세를 촉발했다.
유나이티드IPAP의 브라이언 라로즈 기술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약세가 계속 관측되면, 다른 시장으로도 그 여파가 미칠 수 있다. 뉴욕증시 급락세는 경제전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특히 에너지분야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6개월 동안 글로벌 금융시스템 관련 위험이 증가했으며, 이머징마켓에 대한 압력이 커지거나 글로벌 무역마찰 수위가 더 높아지면 위험이 급격히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일 IMF는 올해와 내년의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7%로 설정했다. 지난 7월 내놓은 올해와 내년의 성장률 전망치 각각 3.9%에서 0.2%포인트씩 하향했다.
허리케인 마이클이 플로리다에 상륙해 공급 우려가 나타났지만, 유가는 계속 하락했다. 미국 안전환경집행국은 허리케인 탓에 멕시코만에서 석유 생산업체들이 일일 산유량을 약 42% 줄였다고 밝혔다. 이는 일평균 71만8877배럴에 해당하는 양이다.
산유량 감소의 원인이 허리케인이라는 점을 지적한 리터부쉬 앤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쉬 대표는 보고서를 통해 "생산량 감소 기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며, 현재 멕시코만의 산유량이 미국의 총 산유량에서 비중도 상대적으로 작다"고 말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