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신생 기업의 지배권을 장악한 뒤 미국의 핵심 위성기술을 빼돌리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중국의 기술 탈취 시도에 미국 첨단기술 유출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WSJ는 미국 인공위성 부품기업인 글로벌 IP의 전 공동대표 말을 인용해 이 회사가 보잉사에 의뢰한 인공위성 제작 사업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당국은 당초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공위성에는 보잉이 보유한 미국의 핵심 군사기술이 포함돼 있었다.
미국은 첨단기술과 관련된 수출과 외국인 합작투자를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중국은 제3국에 있는 유령회사를 활용해 법망을 우회하는 편법을 썼다고 WSJ는 지적했다.
무역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중국이 편법을 동원해 미국의 핵심 첨단기술 유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 자본의 미국 내 투자와 기술 유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과 같이 편법을 동원한 시도를 막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미국 정부에 주어진 가장 어려운 문제는 복잡한 방법을 활용해 첨단기술을 빼돌리려 하는 중국 자본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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