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시에 있는 A오리농가는 올초 왕겨살포 로봇(사진)을 도입했다. 축사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자율주행하면서 정기적으로 왕겨를 갈아줘 축사 수분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로봇이다. 이 로봇을 개발·제조한 다운 관계자는 “기존에 2시간이 걸리던 작업 시간이 로봇 도입 후 15분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로봇농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농업에 로봇 또는 자동화시스템을 접목해 작업 소요시간을 줄이고 생산 효율성을 대폭 높이는 시도가 늘고 있다. 왕겨살포 로봇과 비슷한 방식으로 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시설 하우스를 방제하는 ‘스마트 방제 로봇’, 한 번의 비행을 통해 2만8099㎡의 농지를 방제할 수 있는 ‘대형 농업용 무인항공 살포기’ 등도 개발돼 농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마켓스터디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농업로봇 시장은 2017년 11억5000만달러(1조2556억원)에서 2023년 38억5000만(4조2025억원)달러로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농업과 로봇 및 자동화시스템의 접목을 주도하고 있다. 이 재단은 ‘스마트농생명 테스트베드 현장 실증 지원사업’을 통해 9개 업체에 제품 테스트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지원 대상 업체는 모두 로봇을 만들거나 스마트팜 시스템을 개발하는 곳이다. 예컨대 현대농기계는 트랙터에 부착해 감자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감자수집기를 개발했다. 현대농기계 관계자는 “기존 농기계 대비 일손이 92%, 비용은 11.6%가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디케이에코팜은 스마트 온실용 복합환경 제어시스템을 개발했다. 생육 환경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완주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이 시스템을 적용해 딸기를 시범 재배하고 있다.
제이에프시스템즈는 축산 분야에 신기술을 접목했다. ‘소 건강 모니터링 센서’를 이용해 소의 발정 시기와 분만 시기를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발정과 분만 시기를 정확히 포착해 송아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솔로몬시스템은 공기 순환이 가능한 곤충 사육 케이지를 제작해 동애등애가 온습도 문제로 이탈하는 현상을 30% 저감했다. 굿웰니스와 대성은 양봉 자동화 신기술을 선보였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의 공동사업을 통해 스마트 농업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올해 9개 회사를 지원해 22억원의 신규 매출과 39명의 고용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12월 14일 (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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