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1.50%에서 1.75%로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30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11월 금리 인상(1.25%→1.50%) 후 1년 만이다.
이번 금리 인상 배경으로는 15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와 한미 금리차 확대로 인한 금융불균형 해소가 꼽힌다. 또한 내년에 경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정책여력 확보 차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2018.11.30 pangbin@newspim.com |
가계부채 누증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을 이끈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가계 부채는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3분기 말 가계부채 규모는 151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7% 증가했다. 반면 가계 소득 증가율은 4.6%에 그쳤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경우 가계 부채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계부채로 대표되는 금융부채 확대가 저금리에 의해 누적돼 있다는 점에 근거해 금리 인상을 전망한다"며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 이은 거시 건전성 정책 차원의 금리 정상화"라고 말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경기 여건으로 봐서도 내년에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는 2.00~2.25%로 우리나라의 1.75%와 역전 폭은 50bp(1bp=0.01%포인트)다. 다음달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어 우리나라와 금리 격차는 다시 75bp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채권 전문가 100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9%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1.50%에서 1.75%로 0.25%p 인상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10월 금통위 때는 33%의 참가자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시장에선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금리 인상 이후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추가 금리 인상은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내년이 올해보다 경기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내년은 동결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은에서 제시한 GDP갭도 마이너스 구간인데 마이너스 폭이 내년 상반기 중에는 더 커질 거 같다. GDP갭 마이너스 폭이 커진다고 볼 때 추가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이번 인상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한은이 약속을 지키는 정도"라며 "내년까지 경기 둔화 압력이 높아질 거다.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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