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스타트업 53% '플랫폼 경쟁촉진법' 부정적 영향 우려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플랫폼 경쟁촉진법(플랫폼법) 정부안 공개를 앞둔 가운데, 스타트업 과반이 법안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최근 스타트업 대표 및 창업자 106명을 대상으로 ‘플랫폼 경쟁촉진법’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지난 1월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진행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을 연결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출범한 민간비영리기관이다.

◇ 스타트업 대표 및 창업자 106명 대상 설문...52.8% 플랫폼법 부정적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52.8%가 플랫폼법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은 14.1%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 중 플랫폼 스타트업의 경우 54.4%가 플랫폼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플랫폼법을 통해 중소 플랫폼 및 스타트업을 시장지배적 대형 플랫폼으로부터 보호해 산업 생태계가 발전될 것이라는 공정위의 주장과 실제 업계의 인식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박정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공정위는 스타트업에는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스타트업들이 네이버나 카카오 (KS:035720), 배민처럼 성장할 수 있는 것이고, 플랫폼법은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혁신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으나, 공정위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라는 이유로 플랫폼 기업들에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 위축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법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묻는 문항에는 ▲규제받게 된다면 성장동력이 감소할 것(50.9%) ▲국내 플랫폼 기업이 규제받는 사이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 것(45.3%) ▲규제 대상 기준 광범위해 항상 규제 리스크에 대비해야 할 것(39.6%) ▲스타트업이 플랫폼 기업을 통해 엑시트(exit. 기업공개나 인수·합병 등을 통한 스타트업의 투자금 회수)하거나 투자받기 어려워질 것(32.1%)순으로 나타났다.

◇ "플랫폼법, 국내 스타트업 후퇴...소비자 피해로" 김민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기획실장은 알파경제에 “플랫폼법을 통해 중소상공인이 살아난다고 하는데, 오히려 역으로 더 힘들어 지는 상황이 우려된다”면서 “특히 스타트업 성장에 있어 엑시트를 고려하게 되는데, 규모가 커지면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스타트업 성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현재 많은 플랫폼 서비스들은 소비자 생활에 도움을 주고, 경제를 발전시키고 있지만 플랫폼법으로 인해 되려 스타트업이 후퇴할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플랫폼 지배적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하려는 시도와 그 기준의 모호함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이미 존재하는 공정거래법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법안 도입이 필요한 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외 기업에 대한 규제가 공정히 이뤄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성장에 제약이 따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이날 오전 10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엔스페이스에서 (사)디지털경제포럼과 함께 ‘플랫폼 규제 법안과 디지털 경제의 미래'의 주제를 가지고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플랫폼 경쟁촉진법 등 플랫폼 규제가 디지털 경제 및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칠 파급 효과를 심도깊게 분석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