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ETF 승인에 국내 비트코인 시장 방긋. 사진=뉴스1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일 비트코인에 대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SEC는 “위원회는 다수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SEC는 ‘현물 ETF’ 대신에 ‘현물 ETP(ETP· Exchange-traded product)’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SEC의 결정으로 투자자들은 ETP를 주식이나 뮤추얼 펀드처럼 쉽게 비트코인을 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변동성 등의 이유로 당국의 규제 대상이 됐던 암호화폐 업계가 반등할 기회”라고 했으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첫번째 펀드는 11일부터 거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승인으로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신규 자금 대거 유입이다. 그간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만 매수하던 비트코인을 ETF 상품을 통해서도 투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오늘 SEC의 승인 결정에 따라, 전세계 주요 금융사들이 예상하는 올해 ETP 유입 자금 규모만 약 130조원이 넘는다.
영국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 8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올해만 최대 1000억달러(131조원)가 유입될 것”이라고 했다.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위원장.
중장기적으로는 400조원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매우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전세계 ETF 자금이 중장기적으로 1~3%가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약1000~3000억달러(396조원)달러 규모”라고 진단했다. 현재 전세계 ETF 운용자산(AUM)은 약 10조달러(1경3210조원)다. SC 또한 최근 보고서에서 "오는 2025년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20만달러(2억6210만원)로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약 50조달러(6경6070조원)에 달하는 미국 기관 투자자 자산의 일부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유입 가능하며 전체 46조달러(6경812조원) 규모의 미국 주식시장 투자금 일부 편입도 기대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지난 4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은 올해 신고점을 경신하고 2025년에는 최대 15만달러(1억9815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 역시 “비트코인을 몇 년 전에 사서 다행”이라며 “현물 ETF 승인에 따라 비트코인은 곧 15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앞서 미 규제 당국은 비트코인 ETP가 사기 등에 취약할 수 있다면서 승인 여부를 고심해왔다. 특히 하루 전날인 9일 SEC의 X(옛 트위터) 계정에 “SEC가 ETF를 승인했다”는 글이 올라왔지만, SEC가 “X 계정을 해킹당했고 승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혀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을 보이기도 했다.
안호현 전문기자 vicahh@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