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EV5. [사진=기아]
[시티타임스=중국/일본] 기아가 2000만원대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내세워 중국 시장을 다시 두드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중국시장 전략 모델로 개발한 준중형 전기 SUV EV5의 가격을 공개하고 공식 판매에 돌입했다.
EV5 중국 판매가는 14만9800위안(약 2700만원)부터 시작해 시장 예상보다 '가성비'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기아가 오랜 기간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반등을 위해 고급화 전략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EV5는 중국 BYD(비야디) 등 현지 업체들이 내놓은 소형 전기 SUV와 가격대가 비슷하다. 중국 현지 브랜드의 소형 전기 SUV는 13만위안(약 236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BYD의 전기 SUV 송 플러스 판매가는 16만9800만위안(약 3000만원)으로, EV5보다 300만원 가량 비싸다. 기아는 중국 시장에서 저렴한 전기차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EV5를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의 이런 가성비 전략은 중국 외 시장에서 거둔 높은 수익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기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2.9% 증가한 2조8651억원, 순이익은 384% 늘어난 2조2210억원을 기록했다. 탄탄한 실탄을 활용해 중국 시장의 부활을 노린다는 것이다.
반면 올 초까지만 해도 '가격 파괴'에 열을 올렸던 테슬라는 돌연 중국 내 전기차 가격을 인상하는 추세다. 테슬라는 최근 한 달 내 중국에서 세 차례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달 27일 모델Y퍼포먼스의 가격을 4% 인상했으며, 지난 9일에는 모델3와 모델Y 롱레인지 가격을 0.8% 인상했다. 또 지난 14일 모델3와 모델Y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BYD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가성비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이에 중국 현지에서는 테슬라의 가격 인상으로 경쟁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도 속사정이 있다. 중국 내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마저 인하하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중국승용차협회(CPCCA)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달 중국 판매는 전월 대비 2% 감소한 7만2115대에 그쳤다. 앞서 파격적인 가격 인하에도 점유율은 중국 현지 브랜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에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새로운 전략으로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국 현지 매체들은 기아 EV5의 가성비에 주목하고 있다. 한 매체는 EV5를 '기아의 중국 시장 부활 신호탄'으로 칭하며 최첨단 편의사양과 외관 디자인 등을 조명했고, 또 다른 매체 역시 '가격마저 완벽하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