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증시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두 나라의 전쟁이 단기이슈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과 전쟁 장기화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공존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국내 증시에서 코스닥 800선은 7개월 만에 무너졌다. 1%대 상승 개장했던 코스피도 결국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26%, 2.62% 내린 2402.58과 795.00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국내 증시가 주말과 지난 9일 한글날 연휴로 사흘간 휴장한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과의 충돌이 벌어졌다. 유대 안식일인 지난 7일 팔레스타인의 무장조직인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규모 로켓을 발사하며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기습공격 후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면서 지난 2014년 7월 가자 지구 분쟁 이후 9년 만에 전면전이 발발했다. 특히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충돌이다.
공습 이후 전날 첫 개장을 맞은 전날 국내 증시에서 코스닥 800선은 7개월 만에 무너졌다. 1%대 상승 개장했던 코스피도 결국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26%, 2.62% 내린 2402.58과 795.00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두 나라의 전쟁 이슈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전쟁의 확전은 이란의 지원 여부에 달려있다"며 "미국 정부는 이란이 하마스 공격의 배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이란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마스 측도 대화와 휴전에 열려있다고 언급한 점도 장기화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4차 중동전쟁 당시와 다르게 이집트는 중재 포지션을 취하고 있고 러-우 전쟁으로 인해 유럽 국가의 참여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난민 문제로 중동 국가들이 전쟁을 원치 않을 것이란 시나리오가 지배적인 가운데 이번 갈등이 장기화로 번질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돼 가자 지구에서 나올 수십에서 수백만명의 난민을 주변 아랍국들이 떠안을 여력은 없다"며 "궁극적으로 가자 지구의 인구 규모나 주변 아랍권의 반발 이에 따른 미국의 중재를 고려했을 때,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결국 일정 선을 넘진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미국·이란 등 관계국 개입 정도에 따라 전쟁이 장기화 될 우려도 존재한다는 분석도 있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습이 향후 전쟁으로 확대돼 국제정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미국, 이란 등의 스탠스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미국은 원유 사우디 증산 등 대중동 외교성과를 위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수교를 추진 중이었고 이를 반기지 않은 이란이 이번 공습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 이란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적극 개입하지 않고 있으나 향후 이들 국가의 스탠스에 따라 분쟁이 확대되거나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도 "이번 전쟁은 이-팔, 사우디-이스라엘 간의 정치적 이슈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천연가스 개발과 동지중해 해상가스관 등을 둘러싼 에너지 패권 다툼도 일부 상존해 있고 에너지 관점에서 중동의 이슈는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며 "이-팔 전쟁이 미국의 에너지 인플레 진압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이스라엘과 아랍 갈등 역사가 증시에 주는 영향력은 크지 않았고 전쟁 발발과 무관하게 대부분 상승추세가 이어졌다"면서도 "국제유가는 전쟁 직전 80달러 초반까지 하락한 이후 전쟁 불확실성에 다시 반등했는데 유가가 근원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 고려 시 통화정책 기대를 자극하기 어렵다고 보지만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당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