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시장 규모가 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KS:373220)을 제외하고 1조원 이상 '대어'가 부재한 데 이어 인플레이션과 주요국 통화 긴축, 지정학적 갈등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됐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IPO 기업은 70개사로 전년(89개사) 대비 21.3% 감소했다. IPO 공모금액은 15조6000억원으로 전년(19조7000억원)대비 20.7% 감소했다.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다만 2021년에 이어 2018~2020년 수준인 3조4000억원을 넘어서며 10조원 이상 규모는 유지했다.
글로벌 IPO 역시 1333건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며 최근 5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초과하는 IPO가 2곳에 그쳤다.
IPO 철회건수(스팩 제외) 역시 13건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았다. 2021년은 2건에 불과하다. 이들은 주로 투자심리 위축, 수요예측 흥행 저조로 상장을 철회했다. 대명에너지와 보로노이만 철회 후 공모수량, 공모희망가 등을 하향조정해 신고서를 다시 제출했고 상장했다.
지난해 IPO 공모금액이 줄어든 이유는 1조원 이상의 대형 IPO가 상대적으로 없었던 영향이 컸다. 공모금액 1조원 이상 대형 IPO는 LG에너지솔루션(12조7500억원) 한 곳 뿐이었다.
수요예측 참여 기관 수는 1271곳에서 976곳으로 23.2% 감소했으며 경쟁률도 30% 가량 떨어졌다. 일반투자자의 청약 경쟁률로 775대1로 약 32% 하락했다.
수요예측 경쟁률 하락으로 공모가격 밴드 상단 이상에서 가격이 결정된 비중은 86.5%에서 54.2%로 감소했다. 반면 하단 이하 비중은 13.4%에서 42.9%로 급증했다. 기관투자자 경쟁 둔화로 의무보유 확약 비중도 33.6%에서 22.3%로 줄었다.
공모주 투자의 수익률 역시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의 종가 평균 수익률은 27.7%로 전년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연말 기준으로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4%로 전년도 54.8%와 대조되며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 지원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적정 공모가 산정 유도 등을 위해 추진 중인 'IPO 건전성 제고방안'의 원활한 정착을 지원하고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상장사의 공시 심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