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가 미 증시를 떠나고 있다. 지난달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순매수액은 1년 3개월만에 순매도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순까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짝 반등)가 지속된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오른 틈을 타 미 증시를 떠난 국내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지난달 해외주식을 6억2607만달러 어치 순매도했다. 해외주식 거래가 순매도로 돌아선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시장에서만 5억7154만 달러 규모를 순매도했다.
이달들어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1~7일 순매수 규모는 9953만달러에 불과하다.
지난달 중순까지 베어마켓 랠리가 지속되면서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중순 3666.77까지 하락했던 S&P500지수는 지난 8월 중순 4305.02까지 올라섰다. 8월말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통화정책 긴축에 대한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영향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
가장 많이 매도한 건 서학개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테슬라였다. 지난달 15억6205만달러어치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스닥100 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NASDAQ:QQQ) ETF(ProShares UltraPro QQQ (NASDAQ:TQQQ)·PROSHARES ULTRAPRO QQQ ETF)도 11억1413만달러어치를 매도했다. 이밖에 애플 (NASDAQ:AAPL), 엔비디아 (NASDAQ:NVDA), 알파벳 등에 대한 매도 규모가 컸다.
미 증시에 남아있는 서학개미는 대거 미 증시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지난달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나스닥100 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PROSHARES ULTRAPRO SHORT QQQ ETF)이다. 7859만달러 어치를 사들였다.
순매수 2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3X’(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ares (NYSE:TMF)) ETF가 차지했다. 미 국채 20년물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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