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융권 최고의 유행어는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로 대표되는 빅테크(대형 인터넷기업)는 금융업 진출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등의 정책이 잇따라 도입되면서 기존 금융사들이 핀테크기업의 진입을 견제하기 버거운 환경이 돼 버렸다.
옥일진 커니 파트너(금융부문 리더)는 한국경제신문과 커니가 웨비나 방식으로 공동 개최한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DBF)의 '금융산업의 뉴 노멀' 세션에서 코로나19로 가속화되고 있는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회사의 대응방안을 소개했다.
옥 파트너는 현재 금융업의 핵심 키워드로 '언택트 시대의 조기 도래' '제로금리의 초장기화' '이종 사업자와의 무한경쟁'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코로나19를 계기로 20~30대뿐 아니라 50~60대도 비대면 거래에 익숙해졌다"며 "전 금융업권에서 전방위적인 비대면 접점 확보가 생존의 필수요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로금리로 인해 소비자가 원하는 금융상품이 예·적금 중심에서 투자상품 위주로 바뀌고 있다"며 "젊은 층일 수록 빠른 자산 증식을 원한다는 점은 금융사들이 장기간 대응해야 할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시행을 계기로 업권 간의 영역이 파괴되는 점도 중요한 변화로 꼽았다. 옥 파트너는 "앞으로 금융의 제조·판매 분리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대형 금융사가 자칫 플랫폼에 상품을 공급하는 납품업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했다.
옥 파트너는 비금융기업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국내 금융권에서는 '우리가 선도 금융그룹인데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강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또 "납품업자가 되지 않으려면 상대방과 무엇을 주고받을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경우 현지 1위 은행으로서의 압도적인 가입자 기반을 무기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한 사례로 꼽힌다. DBS는 간편결제, 부동산 외에도 중고차, 여행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신사업에서 하나라도 좋은 성공모델을 확보하게 되면 해외 진출의 가능성도 훨씬 높아진다는 게 옥 파트너의 설명이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행태는 세계 어디서나 비슷해지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에서의 성공 이후 3년 만에 40개국에 진출한 알리페이처럼 한 곳에서 잘 먹힌 사업은 여러 나라로 확장하기 쉽다"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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