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전문가들이 꼽은 증시 반등 시그널

입력: 2025- 01- 10- 오후 02:00
© Reuters.  [전망] 전문가들이 꼽은 증시 반등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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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증시가 크게 부진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이 지난해 연초대비 9.6%, 21.7% 하락 마무리했다. 특히 코스피는 6개월 연속 내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하락기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바닥을 찍고 반등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 중 하락 추세를 마무리하고, 기술적 반등에 이어 추세 반전을 모색해 나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전문가들은 환율, 밸류에이션, 경기 등을 반등의 시그널로 꼽았다.

◇ 악재 시장 선반영...기술적 반등 모색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는 6개월 연속 하락했다. 국내 정책 부재 속에 반도체 업황 불안, 미국 경기 불안 및 엔캐리 청산쇼크, 트럼프 정책 리스크,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 전환 등 국내외 불확실성에 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이라는 국내 정치 리스크까지 반영됐다.

하지만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악재들이 모두 선반영한 상황에서 더 나빠질게 없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강관우 더프레미아 대표는 "시장은 지난해 전 세계 꼴지권이라는 혹독한 성적표로 내몰았던 겨울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가중됐던 과거를 이제 뒤로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왠만한 악재들을 선반영한 상황에서 더 나빠질게 없다"라며 "불안심리 진정만으로도 기술적 반등을 모색해 나갈 것이고,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기대하지 않았던 펀더멘털 동력에 변화가 가시화되면서 추세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환율 정점 통과 및 외국인 매수 전환

증시의 본격적인 상승은 원달러 환율이 피크아웃할 때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되고 있어 기대감을 키울 순 있지만, 달러의 방향성 전환까지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국내 경기 하방 리스크,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등에 따른 미국 고금리 현상, 중국 위안화 추가 약세 가능성 등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관우 대표는 "다만 최근 여타국 대비 비정상적이었던 환율이 차츰 안정화되면서, 여러 변수들이 바닥 탈출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달러 강세 압력은 표면적으로 소폭 진정되는 흐름인데, 원달러 환율은 국민연금의 환 헤지 물량이 유입되면서 추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어 극단적인 추가 상승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환율 안정화 영향으로 지난해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던 외국인이 올 들어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환율 안정화, 저점 매력 등이 종합적으로 외국인의 수급을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추세적인 환율 하락이 수반되어야 외인 수급 역시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 한국증시 작년 꼴지서 올해 1등으로....'밸류에이션 매력'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인 P/E 8.0배에 이르면서 반등에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으로 한국 증시가 대단히 강하지는 않더라도 글로벌 증시 대비 크게 부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지수 하단은 위기가 발생해도 8배 수준에서는 지지되었는데, 지금 밸류에이션도 8배"라고 설명했다.

지수가 P/E 8배 가까이 내려올 정도로 문제가 생겼을 때는 2018~2019년 미중무역분쟁, 2020년 코로나 판데믹, 2022년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 대외 리스크가 부각된 시기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피는 각종 악재로 부진했고 오랜 시간 조정을 겪으면서 12개월 선행 PER도 지난 10년 평균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며 "코스피는 약세 압력에서도 2400p 이하에선 강한 복원력을 나타냈고, 많은 악재가 사라진 건 아니지만 코스피도 저항력이 강해졌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 바닥 기대감 유효...시간은 필요

시간은 걸려도 경기 바닥에 대한 기대는 유효한 상황이다.

12월 미국 ISM 제조업 PMI가 49.3pt로 발표됐다. 아직 기준선인 50pt 이하에 있지만, 예상을 상회한 데다 전월(48.4pt) 대비로도 회복되는 모습이 2개월 연속으로 나타나고 있다.

ISM 제조업 PMI는 한국 수출에도 선행하면서 한미 증시의 디커플링과도 관련이 깊다. ISM 지표가 회복되면서 국내 제조업 경기 및 수출 회복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서는 특히 지표 회복국면에서 자동차, 운송, 에너지 등 업종이 지수 대비 아웃퍼폼하는 것으로 집계된다"며 "지난해 연간 낙폭과대와 ISM 제조업 PMI 회복국면의 평균 수익률 두 요인을 모두 고려한 업종들을 중심으로 국내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일부 글로벌 IB는 한국의 2025년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정치 불확실성과 무안공항 참사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 내수부진 장기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지만 일부 글로벌 IB의 2025년 한국 성장률은 과소 추정되었다고 판단한다"며 "2025년 상반기 정치 노이즈가 해소와 추가 재정정책은 민간소비 여력을 확대하면서 한국 민간소비상황지수(PCEI)는 낙폭을 축소하며 저점 통과 중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또 "한국 수출의 월간 궤적 상 1월이 최저치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트럼프 2.0 정부 출범으로 감세와 관세 계획이 확정되면, 2분기부터 미국의 자본 지출과 생산자재 구매가 재개돼 한국 수출 반등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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