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우리나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이 173조원을 넘어서고 상장 종목 수는 930개를 돌파했다.
2022년, 2023년에는 금리 인상 영향으로 금리형 ETF들이 약진했다면, 2024년은 해외 주식형 ETF가 돋보였다
우리나라 ETF는 글로벌 시장에서 순자산총액 11위, 일평균거래대금 5위를 기록하게 됐다.
2일 한국거래소 ‘2024년 ETF·ETN시장 결산 및 주요 특징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말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2023년 말 121조1000억원보다 43.0% 증가한 17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78조5000억원이었던 2022년과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특히 2018년 45조8000억원이던 순자산 총액은 6년 만에 4배가량 불어났다.
순자산 총액 증가세는 특히 해외형 ETF에서 두드러졌다. 국내형은 전년 대비 14.2% 증가한 105조9000억원, 해외형은 137.1% 증가한 6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8.6% 증가한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의 32.4%에 해당하는 규모다. 개인 거래 비중은 32.9%로 전년45.3% 대비 감소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의 거래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다.
신규상장도 많았다. 2024년 ETF 신규상장 종목은 174종목으로 전체 상장종목 수는 총 935종목이 됐다. 신규상장 종목 중 126개가 주식형 ETF고, 주식형 중 66개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테마형 ETF다. 올해 상장 폐지 종목은 51개다.
지난해 ETF 시장를 화려하게 장식한 것은 해외주식형 ETF다.
미국 증시 강세와 환율 상승에 힘입어 국내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의 순자산은 약 32조원 증가했다. 전체 증가분 약 60%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ETF 평균 수익률이 6.8%로 집계된 상황에서 수익률 상위 종목은 미국 주식 ETF가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ACE 미국빅테크TOP7Plus레버리지(수익률 201.6%), PLUS 미국테크TOP10레버리지(180.5%), KODEX 미국서학개미(103.3%) 등 미국 테크나 미국 시장대표 지수의 레버리지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추세로 보면 2025년에도 ETF 시장 규모는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 중심에는 해외 주식형 ETF가 있을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보이고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특히 지난해에는 해외 주식에 커버드콜 전략을 얹는 ETF들이 많이 출시됐는데, 올해에는 옵션을 활용한 다양한 전략 ETF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