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35.93)보다 31.78포인트(1.30%) 내린 2404.15에 장을 마감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며 금융 시장에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다.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0%(31.78포인트) 하락한 2,404.1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보다 2.35%(16.05포인트) 하락한 668.31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날 코스피는 0.26%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하다 오후 1시경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4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10일(2384.51) 이후 처음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9일(2360.18)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수 낙폭을 확대했다. 외국인은 이날 817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기관과 금융투자도 각각 891억원, 1944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과 연기금은 각각 7901억원, 1865억원을 순매수 했다.
외국인의 증시 순매도와 함께 미 연준의 매파적(hawkish) 금리 전망은 달러 강세를 이끌며 외환 시장에도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52.0원) 보다 0.6원 내린 1,451.4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이후 환율은 1,440원대 후반에서 상승세를 지속하다 1,450.0원을 터치한 뒤 장 후반까지 1,450원대에 머무르며 장을 마감한 것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직전거래일 오후 종가보다 16.4원 상승한 1451.9원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시가 기준 환율 1,45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에 정부는 은행의 선물환포지션을 확대하고 수출 기업 외화대출 요건을 완화하는 등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선물환포지션 한도는 2010년 10월 당시 급격한 자본 유입과 단기 차입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해당 비율을 확대하는 경우 은행들이 외화 유동성을 더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다.
한편, 미 연준이 내년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며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의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국내 경제 저성장 우려로 내년 1월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으나, 섣부르게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경우 그렇지 않아도 높은 수준인 원·달러 환율을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내수 침체 등 국내 경제에 저성장 경고등이 들어온 만큼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과 환율 방어를 위해 1월 금통위에서는 우선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관세 등 정책을 강하게 단행해 국내 수출경기가 타격을 받고 위축된 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면 한국은행은 내년 상반기에 두 차례 인하도 단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차익 실현을 위해 시장을 떠났던 투자자들이 내년 초 다시 돌아오면 달러 수요는 더 커지고 환율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은이 과연 금리 인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